루프트한자 그룹(Lufthansa Group)은 어떻게 업계를 선도하는 최고의 앱으로 진화했을까?

작성자 : 이태호 픽쿨 대표 2025.01.31 게시

디지털 매출 60% 달성한 Lufthansa Group의 선택

들어가면서

지난 해 11월 중순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웹 서밋 2024가 개최되었다. 주요 의제 중 하나는 각 산업 부문별 디지털 혁신과 전환 사례 소개였으며, 특히 안전이 최우선시되어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항공 산업의 사례가 주목을 받았다.

2024년 기준 세계 최고의 항공사 애플리케이션은 스위스항공과 오스트리아 항공을 자회사로 보유한 독일의 루프트한자가 선정되었다. 앤디 오도넬이 진행한 세션에서는 루프트한자 그룹 디지털 행거의 매니징 디렉터이자 최고 제품책임자(CPO)인 세바스찬 리들리가 연사로 나섰다.

세바스찬 리들리 CPO는 2년 전 앱스토어 평점 2.1점이라는 저조한 평가를 받던 루프트한자의 애플리케이션을 현재 4.7점으로 극적인 반등을 이끌어낸 디지털 혁신의 주역이다. 본지는 약 20분간 세바스찬 리들리 CPO가 발표한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 앱스토어 평점 2.1에서 세계 최고 항공사 앱으로의 도약
- 일일 활성 사용자 89만 명 달성 및 디지털 채널 매출 60% 점유
- AI와 생체 인식 기반의 차세대 서비스 혁신 준비

그림1. 세바스찬 리들리 CPO

Web Summit

1. 앱스토어 평점 2.1에서 세계 최고 항공사 앱으로의 도약

루프트한자의 세계 최고 항공사 앱 선정은 단순한 우연이 아닌, 철저한 계획과 실행을 통한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루프트한자의 디지털 혁신은 깊은 위기의식에서 출발했다. 2년 전만 해도 루프트한자의 디지털 서비스는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었으며, 앱스토어 평점이 2.1점에 머물렀고 웹사이트 리뷰도 매우 부정적이었다. 특히 팬데믹 이후 항공 운영이 재개되는 과정에서 셀프서비스 솔루션의 부재로 인해 고객들은 극심한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루프트한자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회사는 대규모 디지털 혁신 이니셔티브를 시작했고, 기존 인력을 재편성하는 한편 새로운 인재와 기술 역량을 대폭 보강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현재 앱스토어 평점은 4.7점까지 상승했으며, 사용자 수는 두 배 이상 증가하였다.

항공 산업의 특성상 새로운 기술 도입에는 여러 구조적 어려움이 존재했다. 항공 업계는 매우 투자 집약적이고 순환적인 산업이며, 안전과 보안을 최우선으로 하는 문화는 혁신의 속도를 오히려 늦추는 요인이 되었다.

"모든 사람이 MVP(최소 기능 제품) 앱은 사용할 수 있지만, 아무도 MVP 비행기에는 탑승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라는 루프트한자 그룹 디지털 행거의 매니징 디렉터이자 최고 제품책임자(CPO)인 세바스찬 리들리의 발언에서 항공사가 처한 아이러니를 엿볼 수 있었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큰 어려움이 있었다. 빠르고 최신 기술보다도 항공사의 기존 예약 시스템은 '안정성'이 생명이었다. 갈릴레오와 같은 레거시 예약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루프트한자는 구식 백엔드 시스템으로부터 분리된 중간 계층을 구축했고, 현대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프런트엔드를 개발하는 데 상당한 자원을 투자했다.

그림2. 루프트한자의 앱

루프트한자

2. 일일 활성 사용자 89만 명 달성과 디지털 채널의 약진

루프트한자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은 '고객 기반 확대'의 주요 이니셔티브 중 하나였다. 특히 모바일 앱을 통한 고객 서비스 혁신이 주요했다고 루프트한자 그룹 CPO는 평가했다.

루프트한자의 디지털 채널은 현재 전체 글로벌 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모바일 앱 사용자는 일일 활성 사용자 기준 80만에서 89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전 대비 두 배 증가한 수치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고객 행동 패턴의 변화이다. 과거에는 항공권 검색만 모바일로 하고 실제 구매는 데스크톱으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5,000유로에 달하는 비즈니스석 항공권도 앱에서 직접 구매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루프트한자는 항공권 예약 단계에서부터 실제 여행 시작 시점까지 전 여정에 걸쳐 모바일 앱 활용도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운항 차질 발생 시 고객들이 재예약, 대체 교통편 예약, 호텔 바우처 발급 등을 앱에서 즉시 해결할 수 있도록 하여 고객 만족도를 제고하고 있다.

이러한 앱 중심의 고객 채널 재편은 다른 외부 에이전시가 아닌 루프트한자 직영 채널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수년 전 20% 수준이던 직영 채널을 통한 항공권 유통 비중이 현재 70%까지 증가했다. 루프트한자 그룹 CPO는 이를 온라인 여행사(OTA)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럽 및 글로벌 고객들의 주요 관심사인 탄소 발자국 문제에도 대응하고 있다. 루프트한자는 지속 가능한 항공 연료 사용과 탄소 상쇄 프로그램을 통해 이에 대응하고 있으며, 앱을 통해 원터치로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여 고객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림3. 루프트한자의 앱을 통한 예약

루프트한자

3. AI와 생체 인식 기반의 차세대 서비스 혁신

"우리의 진정한 과제는 가까운 미래와 좀 더 먼 미래에 고객들이 항공사와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하기를 원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루프트한자는 최근 수년간 모바일 앱 성능 개선에 주력해왔으며, 이제는 보다 혁신적인 서비스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애플 비전 프로와 같은 새로운 기술 플랫폼의 등장이 항공사 서비스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인식하에, 독자적인 서비스 가치 창출의 중요성을 내부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루프트한자가 구상하는 차세대 서비스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직관적인 서비스로 고객보다 앞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되, 항공 산업의 언어가 아닌 대화형 언어로 소통한다는 것이다.

루프트한자 그룹은 현재 승객들이 문제 발생 시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을 항공 산업의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항공사가 먼저 잠재적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루프트한자의 '솔라 챗 어시스턴트' 서비스다. 지연이나 결항 등 운항 차질 발생 시 이미 수십만 건의 대화를 통한 대응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승객들도 챗봇을 통한 소통에 거부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더해 생체 인식 기술을 일부 도입한 사례도 관심을 받았다. 세바스찬 CPO는 "얼굴만 보여주면 되는데 굳이 신원을 확인할 필요가 없고, 대화만 하면 되는데 굳이 도구를 열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 그룹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만 비콘 등 위치 기반 서비스 확대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루프트한자 그룹은 추가적인 "기술" 과시를 위한 도입보다는 고객 경험을 제고하고, 이를 더욱 원활한 서비스로 승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모든 요소를 결합하여 전체 경험을 더 인간적이고, 더 원활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매우 신뢰할 수 있게 유지하는 것. 이 세 가지 요소가 우리가 노력하는 부분이며, 이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합니다"라는 세바스찬 리들리 CPO의 발언으로 포르투갈 리스본 현장의 소식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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