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분석] 전격실험, 카카오퀵 가동

작성자 : CLO 엄지용 기자 / LoTIS 2016.06.03 게시

평소 카카오택시를 부르면 '기사의 이름'과 '연락처', '차량번호'를 알려주는 것을 알고 있던 엄기자가 한 번 발칙한 상상을 해봤다. 과연 카카오택시에 사람이 타는 것이 아닌, 화물만 올려서 퀵서비스를 하는 것이 가능할까. 물론 혹여 기사님이 화물을 옮기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면 어떻게 할까 하는 두려움도 존재했지만, 기사님의 신원과 연락처가 명확하게 드러나 있는 카카오택시를 믿었다. 

 실험 시간은 2016년 5월 24일 오후 2시 46분. 한 차례 쏟아지던 비가 그치고 땅이 촉촉한 시간이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부터 금천구 가산동까지 총 9 km 구간을 카카오택시를 이용하여 서류를 날라봤다.

 카카오택시를 통해 호출한 택시기사에게는 “가산동까지 빠른 배송이 필요해서 카카오택시를 호출했다”고 말하고 해당 거리 평균 택시요금인 11,000원에 1,000원을 더 올린 가격인 12,000원을 배송요금으로 선결제했다. 택시기사는 흔쾌히 요청을 수락했다. 서류를 받을 송하인에게는 도착지에서 택시기사에게 연락이 오면 서류를 받으러 내려가 달라는 이야기를 사전에 전했다.

 오후 3시 21분, 카카오택시 어플에 기사평가를 요청하는 알림이 뜨면서 택시기사가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알렸다. 오후 3시 27분, 제휴업체 담당자로부터 무사히 서류를 받았다는 연락이 왔다. 주문부터 송하인이 서류를 받기까지 걸린 시간은 41분이 걸렸다.

 실험 결과 동일구간 카카오택시의 운송요금은 11,000~12,000원으로 동일구간 퀵서비스 요금인 9,000~11,000원에 비해 다소 비싼 수준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카카오택시의 동일구간 운송속도는 약 40분으로, 퀵서비스(35분 ~ 1시간)에 비해 약간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카카오택시가 퀵에 비해 갖는 경쟁력

 왜 기자는 위와 같은 실험을 했을까. 실제로 많은 이들이 카카오택시를 이용한 운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자는 복수의 카카오택시를 이용한 운송이 생각보다 다양한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카카오택시를 통해 화물을 운송한 경험이 있는 한 택시기사는 “카카오택시를 통해 단거리 운송을 요청하는 고객들이 생각보다 많다”며 “기사 입장에서 손님이 많지 않은 유휴시간에 화물운송 요청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본점과 10여분 거리의 분점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음식점 한 관계자는 “식자재를 전날 미리 주문하지 않으면 구할 수 없어서 분점의 식자재가 떨어질 경우 콜택시를 통해 본점의 재료를 운반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카카오택시를 통해 운송 서비스를 이용한 이들은 ‘퀵서비스’가 아닌 ‘카카오택시’를 운송수단으로 활용했을까. 무엇인가 카카오택시가 퀵서비스에 비해 갖는 비교우위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위 실험은 ‘카카오택시가 화물을 운송한다고 가정했을 때 대체재라고 할 수 있는 퀵서비스보다 빠르고 저렴할까’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진행된 실험이다.

 여기까지만 봐서는 굳이 ‘불법’을 감수하고 카카오택시를 통해 화물을 운송할 이유가 없다. 1,000원의 요금차이, 20분의 속도 차이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퀵서비스에 들어가는 ‘추가요금’을 생각한다면 이야기가 다소 달라질 수 있다.

 퀵서비스는 ‘일반배송’과 ‘긴급배송’으로 나뉜다. 일반배송은 퀵라이더가 같은 구간 내의 여러 화주의 주문을 모아서 배송하는 것을 의미한다.(퀵라이더에게 강제되는 사항은 아니다.) 때문에 일반배송은 긴급배송에 비해 속도가 느려질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긴급배송 같은 경우 기사들이 한 화주의 주문을 곧바로 목적지로 배송하는 것으로, 일반배송보다 속도가 빠르지만 퀵사가 규정하는 추가요금이 부가된다.

 그러나 카카오택시를 통한 화물운송은 '합배송'의 개녕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퀵서비스의 '긴급배송'의 프로세스와 동일하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택시는 퀵서비스에서 특수 상황시 부가하는 우천시 추가요금(3,000~5,000원), 중량화물 추가요금 등 추가요금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

결국 카카오택시는 ‘중량화물’, 혹은 ‘부피가 큰 화물’을 운송할 때 용달차(같은 구간에서 4~5만원의 비용이 소모된다)와 같은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단거리 운송의 경우 택시의 기본요금은 3,000원(서울시 기준)이기 때문에 퀵서비스(평균 7,000원, 업체마다 다름)에 비해 반 이상 저렴하기도 하다.

탈법과 불법의 경계 속에서

어찌됐든 카카오택시를 통한 운송은 현행법상 불법이다. 그러나 그것을 실제로 적발할 수 있는 수단은 부족하다. 특별히 악의를 갖고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면 배송을 의뢰한 고객이 기사를 신고할 리 없으며, 기사 본인이 본인을 신고하는 일은 더더욱 있을 수 없다. 현행 자가용 용달차를 '경쟁업주'나 '차주'가 신고하는 방식처럼 다른 '택시기사'가 운송현장을 신고할 수 있는 가능성만 제기될 뿐이다.

 지난해 1월 서울시가 우버 콜택시를 불법 영업으로 간주하고 최대 100만원의 신고 포상금을 준다고 공고한 적이 있다. 이후 서울시는 포상금 공고 한 달 만에 280여 건의 신고를 받았다. 이와 같이 정부가 직접 신고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지 않는 한 카카오택시의 운송행위를 막을 방법은 요원하다.

 현재 카카오택시 등 택시를 통한 운송시장은 그 규모가 명확히 파악되지 않는 지하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분명 불법이지만, 불법이 적발되기 어려운 탈법의 경계 사이에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과거 포상금을 통해 우버의 확산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그 이전부터 강남 유흥가에서 돌아다니는 ‘나라시 택시’를 솎아내지는 못했다. 어찌됐든 카카오택시를 통한 운송시장의 니즈는 존재한다. 이 또한 산업간 경계가 해체되고 있는 현상을 반증한다. 이제 기존 경계를 명확히 지키거나, 혹은 새로운 시장의 변화를 포괄하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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