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필먼트를 향한 이유 있는 도전, 물류가 갑이 된다면
작성자 : CLO 엄지용 기자 / LoTIS 2017.10.27 게시크로스보더 물류업체 디맨드쉽이 지난 4월부터 ‘글로벌 풀필먼트’ 사업에 나섰다. 디맨드쉽이 내건 풀필먼트의 핵심은 ‘심리스(Seamless)’한 연동이다. 심리스한 연동을 위해서는 고객 주문부터 시작해서 창고 입고, 보관, 출고, 배송까지 공급망을 흐르는 일련의 과정에서 ‘정보(Data)’가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동시에 ‘데이터’로 존재하는 정보와 실제 화물 정보가 일치해야 한다. 디맨드쉽은 심리스한 연동을 만들기 위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화주사를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고객에 한정했다. 이를 위해 디맨드쉽은 그 이전 B2C 국제물류 사업으로 유치한 약 1200개의 고객 DB를 정리했다. 디맨드쉽이 한 것은 그저 “우리가 새로운 풀필먼트 크로스보더 서비스를 오픈하고, 이러이러한 개념이니 넘어올 업체만 넘어와라”라는 내용의 메일을 발송한 것뿐이다. 그렇게 해서 디맨드쉽으로 넘어온 업체는 1200개 중 단 3개였다. 그 이후 6~7개 회사가 유입되면서 지난달 기준 약 10개 회사가 디맨드쉽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야말로 무모한 결단이다. 결과적으로 디맨드쉽은 앞서 힘겹게 유치한 수많은 고객들을 잃었다. 후문에 따르면 디맨드쉽의 고객 DB만 해도 탐내는 업체가 있었는데, 그것 또한 전면 봉인했다.
물류가 갑이 되기 위해서
디맨드쉽이 무모하다고 볼 수 있는 결단을 한 이유는 ‘풀필먼트 서비스’로의 새 출발을 위해선 당연히 그렇게 했어야 했기 때문이다. 디맨드쉽에 따르면 누군가가 엑셀 파일을 정리해서 시스템에 올리고, 혹은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이렇게 해달라고 요청해서 풀필먼트 서비스를 받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e풀필먼트’라고 불릴 수 없다. B2C 국제물류 서비스를 운영하던 디맨드쉽이 갑자기 ‘심리스한 연동’을 외치며 풀필먼트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디맨드쉽은 일전 B2C 국제물류 서비스를 제공했던 시절 EMS 대비 50% 이상 저렴한 가격에 B2C 물류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화주 입장에선 디맨드쉽 물류센터까지 입고시키는 물류비 부담으로 인해 가격 우위를 크게 못 느꼈던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디맨드쉽이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무리 좋은 물류 서비스를 만들어도 화주의 접근성 측면에선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디맨드쉽이 ‘풀필먼트’ 서비스에 발을 디딘 이유다. 박상신 디맨드쉽 대표는 “몇 년 동안 크로스보더 물류 서비스 구축에 돈을 쏟아 부으며 운영하며 느낀 것은 ‘화주’의 요구에 맞춘 물류 서비스로는 절대로 ‘표준화’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이라며 “물류회사에 맞춰주고자 하는 화주를 찾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며 그나마 사용하던 업체들도 디맨드쉽 물류센터 입고까지의 택배비 부담이 커 우체국 EMS를 사용한다고 이탈하던 판”이라 증언했다.
아마존이 출동하면 어떨까
디맨드쉽이 어찌어찌 풀필먼트로 방향을 튼 이유는 이해가 되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아있다. 가장 큰 숙제는 국내에 디맨드쉽이 요구하는 조건을 받아들일 ‘디지털화된 화주’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국내 화주 입장에선 굳이 디지털화를 할 이유가 없기도 하다. 국내배송시 상품의 무게, 사이즈와 같은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으며, 해외배송을 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우체국 EMS를 쓴다고 가정했을 때 디지털화는 필요 없다. 화주 입장에서 완전한 풀필먼트를 만들자는 취지를 위해서 부가적인 비용과 공수를 들일 이유가 딱히 없다는 것이다. 실제 디맨드쉽이 풀필먼트 서비스로 방향을 전환한 이후 1200개 화주 중 단 3개만이 남았던 것을 생각해 보자. 디맨드쉽은 그 숙제를 해결할 묘수로 ‘아마존재팬’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아마존재팬이 지난 9월 1일부로 글로벌 셀러 정책을 바꿨고, 그 내용인 즉슨 일본에 판매하는 한국셀러는 일본 소비자까지 단 5일 이내에 배송을 완료해야 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아마존재팬의 이런 행보를 ‘셀러의 아마존 FBA(Fulfillment By Amazon) 이용 강제화’를 노린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기존 셀러들이 사용하는 물류 시스템으론 일본까지 5일 배송 조건을 맞추기가 어려우니, 셀러들에게는 일본 아마존 물류센터에 상품을 미리 보내놓는 FBA 서비스를 이용하는 선택지가 강제된다는 것이다. 아마존재팬은 눈감고 영업하는 꼴이다. 실제 아마존재팬의 일전 글로벌셀러 배송 조건이 8일 이내였던 것을 생각하면 셀러 입장에선 어마어마한 허들이다. 디맨드쉽에 따르면 EMS보다 저렴하다고 알려진 항공소형소화물 배송의 경우 빠르면 5일안에 배송하지만, 느릴 경우 2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해 셀러 입장에서 규정을 준수하지 못할 불확실성이 커진다. 이 때 EMS보다 60~70% 이상 저렴하고 일본 평균 2.5일 배송이 가능한 디맨드쉽의 풀필먼트 서비스가 출동한다면 어떨까. 더욱이 한국 셀러가 FBA를 이용한다면 부가해야 하는 세금(관세, 소비세 등)도 디맨드쉽을 이용할 경우 B2C 소액통관면세 가격의 상품이라면 내지 않는다. 디맨드쉽에 따르면 이런 디맨드쉽의 ‘빠른 배송’을 보고 아마존코리아가 먼저 디맨드쉽에 연락을 취했다고 한다. 디맨드쉽 풀필먼트 이용 고객사 중에는 아마존재팬에서 판매하는 한국셀러도 있었는데, 이들이 여타 셀러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빠른 배송을 하다 보니, 그것을 보고 물어물어 아마존코리아가 접근했다는 것이라는 디맨드쉽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현재 디맨드쉽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셀러들은 매달 두 배 이상 매출을 신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마존재팬의 글로벌셀러 정책이 본격 가동되고 나면 유입되는 고객사의 수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 말했다. 그는 또한 “향후 디맨드쉽은 고객에게 더 낮은 가격에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와 무인 자동화 기반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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