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이륜차 물류생태계 “칼질, 저단가, 지지기가 뭐길래”

작성자 : CLO 엄지용 기자 / LoTIS 2016.06.16 게시

국내 이륜차 물류업계를 자세히 뜯어보자면 이상한 점이 참 많다.  왜 퀵라이더들은 오토바이 전방에 4~8개의 모바일 디바이스를 붙이고 다닐까.  A 퀵사에 등록한 퀵라이더가 어떻게 B 퀵사에서도, C 퀵사에서도 주문을 받고 있을까. 퀵라이더들이 하루하루 내고 있는 ‘출근비’는 대체 무엇일까. 출근을 하면 돈을 낸다는 뜻일까. 왜 퀵라이더들은 주문을 받기위해서 퀵사에 ‘적립금’을 넣고 있을까.

이륜차 물류업계에 만연해있지만 사라지지는 않는 이상한 업태들에 대해 알아본다.

칼질 : 23 %의 수수료를 40 %로 만드는 마법

퀵라이더들은 통상 주문건당 23 %의 수수료를 퀵사에 납입한다. 퀵라이더들 사이에서는 23 %의 수수료도 적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그 부분은 잠시 차치해보자. 더 큰 문제는 퀵사가 퀵라이더들이 알지 못하게 부당수익을 만드는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칼질’이라고 부른다. 칼질은 화주사 영업의 주체인 퀵사와 퀵라이더 사이의 정보의 비대칭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칼질은 쉽게 말해 퀵사가 화주로부터 받은 금액의 일부를 공제하고 퀵라이더들에게 알려서 그 차액을 취득하는 것을 말한다. 가령 A 퀵라이더가 B 화주사의 정기화물을 매일 한 건씩, 한달동안 운송했다고 하자. B 화주사는 A 퀵라이더가 속한 C 퀵사에 월정액 형식으로 매달 운송비 30 만원을 지급한다. 원래대로라면 C 퀵사는 A 퀵라이더에게 하루 운송비 1만원에서 수수료 2,300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 7,700원을 퀵라이더에게 지급해줘야한다. 그런데 C 퀵사는 퀵라이더에게 B 화주에게 받는 건당 운송비를 8,000원이라 알리고 수수료를 공제한 금액인 6,160원을 지급한다. 퀵라이더 입장에서는 프로그램상에 올라오는 운임을 보고 운송을 수행하기 때문에 이것을 알 수가 없다. 본래 23 %의 수수료를 퀵사에 지급해야하는 퀵라이더는 실제로 40 %에 가까운 수수료를 퀵사에 낸 셈이다.

 칼질은 이미 업계에 충분히 만연해있고, 대부분의 퀵라이더들이 그것을 인식하고 있다. 문제는 퀵라이더들이 퀵사의 칼질 여부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다. 심지어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 퀵사들의 연합체라볼 수 있는 ‘공용센터’ 역시 현실적인 규제에 대한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다.

 공용센터 중 하나인 우리네트웍 관계자는 “칼질을하는 퀵사를 발견하면 즉각 공용센터에서 퇴출시키도록 조치하고 있지만, 칼질을 적발하는 것은 정확한 근거가 뒷받침 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저단가 : 왜 저단가는 없어지지 않는가

저단가 또한 이륜차 물류업계에 만연한 문제다. 저단가는 같은 거리의 통상적인 배송료 대비 2,000원~ 1만원선까지 저렴한 수준의 주문이 올라오는 것을 말한다. 많은 퀵라이더들이 ‘저단가’ 주문을 올리는 퀵사를 규탄한다. ‘저단가’ 문제는 사실 앞서 언급한 ‘칼질’과 결합된다. 퀵라이더 입장에서는 같은 거리에 대한 같은 화물을 옮김에도 불구하고 매번 ‘배송비’가 달라지는 것에 대해 퀵사가 ‘칼질’을 하지 않았나 추측한다.

 하지만 저단가 주문은 없어지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저단가 주문임에도 불구하고 수행하는 퀵라이더가 있기 때문이다. 퀵라이더와 같은 경우 같은 경로를 이동하면서 여러 주문을 더 받을 수 있다면 똑같은 거리를 이동하고도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몇 건의 정상가 주문을 받았다면, 그 이후에는 같은 경로의 저단가 주문을 잡더라도 오히려 부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 퀵라이더는 “고객이 화물을 받고자 하는 최소시간만 지킨다면 그 중간 시간에 여러 주문을 더 받는 것은 순수한 라이더 역량”이라며 “신호를 위반하거나 빠른 길로 돌아간다면 1시간 30분 거리를 40분까지 감축시키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라이더들이 가능하면 같은 경로안에서 여러 주문을 얹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지기 :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지지기 프로그램’은 기존 사용하던 퀵 프로그램을 해킹하여 다른 라이더들보다 먼저, 빠르게 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현재 퀵라이더들은 퀵 프로그램상에 나타나는 주문을 먼저 잡는 사람이 수행하는 방식으로 주문을 수주하고 있다. 지지기 프로그램은 한 때 온라인 게임에서 유행했던 ‘자동사냥 오토 마우스’와 같이 퀵라이더가 원하는 지역의 주문을 자동으로, 빠르게 잡아준다. 지지기 프로그램에 대한 사용료는 월 3~5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퀵라이더들이 기존 월 16,500원 (하루550원)의 프로그램 사용료에 더해 지지기 프로그램을 부가적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 또한 명확하다. 지지기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더욱 많은 주문을 수행할 수 있게 되어 지지기 사용료 보다 더욱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퀵라이더 사이에서는 ‘지지기 프로그램’에 대한 찬반 양론이 갈려있다. 찬성측은 자기돈을 내고 프로그램 쓰는 것을 왜 막느냐는 입장이며, 반대측은 지지기 프로그램이 퀵라이더들 사이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지 못하게 막고있을 뿐더러, 지지기 프로그램 사용자가 늘어나면 그것 자체로 퀵라이더들의 부가적인 사용료 부담이 늘어난다는 입장이다.

 국내 최대 퀵프로그램 업체인 인성데이타는 지난 해 5월 지지기 프로그램 사용자에 대한 공유 오더 접근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지지기 규제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 후 1년, 현재까지도 수 많은 지지기 업자들이 횡행하고 있으며, 지지기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기사 또한 상당수다.

 한 퀵라이더는 “인성 데이터가 실제 지지기에 대한 규제에 적극적인 것인지 의문점이 존재한다”며 “만약 지지기 프로그램 사용이 적발되어 해당 퀵라이더가 공용센터에서 퇴출되더라도, 지인의 정보를 활용하여 쉽게 공용센터에 재가입이 가능한 것이 현실”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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