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머스크 사례와 비교해보는 한진해운의 위기

작성자 : CLO 임예리 기자 / LoTIS 2016.10.21 게시

머스크 라인(Maersk Line)은 덴마크에 본사를 둔 해운업체다. 머스크는 2002년과 2008년 대규모 구조조정 프로그램 스타라이트(Starlight)와 스트림라인(Streamline)을 통해 조직문화부터 기업 시스템, 프로세스를 변화시켰고,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대거 교체가 일어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머스크는 성장 위주의 기업에서 성과 위주의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것에 성공했고, 이는 업계에서도 독보적인 수준의 수익률을 내며 성공적인 구조조정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 위기를 맞이한 한진해운이 머스크를 배울 수는 없었을까. 본 기사는 관련하여 해운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여 연재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세 번째 만나볼 전문가는 하영석 계명대학교 교수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와 관련하여 하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1. 시기적으로 본다면 머스크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시장 상황이 나빠지기 이전부터 조직 개편을 하고자 했는데, 한진해운의 경우에는 금융위기 발생 이후 대응을 시작한 것처럼 보입니다. 한진해운이 단순히 시장 악화를 예측하지 못했던 것인지 궁금합니다.

 A1. 시장에 대한 판단은 경영진의 시장분석 및 예측능력에 의하여 결졍되는 것으로 정보의 획득 및 분석능력에 기인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덴마크는 덴마크선박금융기관(DSF) 등 선박관련 금융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인근 지역에 국제해운거래소 및 금융중심지인 런던의 발틱해운거래소가 있고, 해운과 선박금융이 발달한 독일의 함부르크, 노르웨이의 오슬로 등이 있기 때문에 해운시황 및 금융 관련 정보 획득이 상대적으로 용이했었지요. 때문에 머스크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신속하게 대비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한진해운을 비롯한 국적선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였을 뿐 만 아니라, 중국의 올림픽 특수에 기인된 글로벌 경제상황에 대한 판단 착오와 그에 따른 용선선박 비중의 확대 등이 현재의 어려움을 가중시켰습니다


Q2. 머스크 같은 경우 두 번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베인컴퍼니와 맥킨지와 같은 컨설팅회사가 참여했다고 합니다. 한진해운이 오늘날까지 이르기까지 시행했던 자체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평가가 궁금합니다.

 A2. 한진해운과 같은 경우 대한항공이 유상증자 영구채 인수 8,259억 원, (주)한진의 터미널법인 인수 2,351억 원, 한진칼의 한진해운 상표권매각 1,855억 원 등 총 1조 2,467억 원의 그룹지원을 받았습니다. 이 외에도 에스오일 지분 매각 등 한진해운 자체 9,963억 원 조달 등을 통해 자구노력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영업 매출의 대부분이 큰 위험(Risk)을 수반하는 컨테이너정기선사업(90 %)에만 의존하는 기업운영은 위험분산이 되지 못하여 쉽게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회복이 늦어지는 컨테이너 정기선 시황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으로 바람직한 구조조정의 방향이 아니기도 합니다. 결국 한진해운 같은 경우 채권단이 빠른 채권회수를 위하여 위험이 분산되는 자산을 처분하도록 요구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한진해운의 자구노력

매각 액

- H-Line 벌크선 선박 매각

443억 원

- 선박 4척 매각

1,087억 원

- 런던 사옥, 일본사옥

667억, 59억 원

- H-Line 지분매각

338억 원

- 한진 International Japan 보유지분

23억 원

- 자기주식 처문

327억 원

- 에스오일 지분 매각 등

 

- 동남아 8개 영업권 (이전 작업 중단)

621억 원

표1.

Q3. 머스크와 한진해운의 지배구조는 모두 창립자의 후손이나 친인척이 지배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머스크의 조직 구성과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자 하는 시도가 경영진으로부터 출발했고,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와 비교해 한진해운의 이번 구조조정 위기를 ‘경영진 오너십의 부재’로 돌리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3. 컨테이너 정기선 사업은 큰 자본이 투입되는 기간산업이고 글로벌 얼라이언스에 의해 시장이 지배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전문성이 부족한 오너 가족이 총수로, 수익 창출의 기본이 되는 해운영업에 대한 현장이해가 부족한 재무전문가가 기업을 경영하면서 작금의 사태를 초래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더욱이 해운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구조조정 담당 재무전문가들이 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로써는 국민혈세가 투입될 명분을 얻을 수 있도록 경영실패에 대한 오너의 강력한 자구노력과 기업회생의지를 보이는 것이 요구됩니다.


Q4. 혹자는 “머스크는 정부의 보조금을 받지 않는 기업이고, 정부 보조금이나 다른 형태로 정부의 도움을 받는 다른 해운사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변해야만 했다”고 말합니다. 정부 보조금이 오히려 기업의 혁신 시도를 막았다는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4. 한진해운만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온 것이 아닙니다. 전 세계의 모든 글로벌 선사들이 공히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정부 및 지방정부의 지원으로 ‘글로벌 치킨 게임’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가 아니고, 투자 없는 혁신만으로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해운선진국에서도 글로벌물류 기간망을 유지하기 위한 지원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한국만이 추가 자금지원 없이 자구노력을 요구하며 상환이 연기된 부채에 대해 높은 금리를 부과하는 상황입니다.

 머스크가 상대적으로 덜 힘들었던 이유는 글로벌 금융위기 초기에 은행을 통해 약 5,800억 원(5억 2천만 달러)을 지원받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정부의 신용보증을 바탕으로 2009~2015년 시장의 공급과잉을 초래한 초대형 선박인 18,000 TEU급 선박을 포함한 총 40척의 선박 발주에 필요한 한국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등의 42억 달러 융자에 힘입어 선박대형화에 따른 규모의 경제효과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해외 사례로 중국의 COSCO는 157억 달러를 지원받았으며, 독일의 하팍로이드도 외국에 매각될 위기에 처하자 지방정부가 지분인수를 통해 44억 5천만 유로(약 5조 5000억 원)를 지원한 바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 역시 CMA-CGM의 모라토리엄 가능성이 커지자 국부펀드를 통해 15억의 달러 은행 대출을 보증했습니다.


Q5. 현재 법원에서는 한진해운의 ‘파산’까지 언급한 상태입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키운 해운기업이 마비되고 이에 따른 물류대란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실제로 2008년 이후 정부가 내세웠던 ‘선박금융 및 해양플랜트 지원 확대안’, ‘회사채 시장 정상화 정책’, ‘해양금융종합센터’ 등 방안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5. 캠코 선박매입프로그램이나 선박펀드를 통해 헐값에 해외에 매각될 선박을 매입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은 매우 유용한 지원정책의 하나이나 그 규모가 작고 지원조건이 까다롭기에 그 활용가능성이 크지 않습니다.

 회사채 인수를 통해 9,000억 원의 유동성을 공급한 것 역시 10 %가 넘는 높은 이자율 때문에 어려운 해운기업의 경영에 가중된 부담을 줬다고 평가 받습니다. 해양보증보험은 지난해 말까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1,000억 원, 해운업계가 248억 원 출자하여 자본금 1,248억 원이 조성되었고, 대형 해운사를 대상으로 발표한 1조 5,000억 원 규모의 선박펀드에 해양보증보험은 후순위 보증을 맡을 계획이지만 지원대상 기업의 부채비율 기준 때문에 이에 해당되는 기업이 없는 실정입니다.


Q6. 해운업이 국가기간산업인 점에는 이견이 없는 듯합니다. 머스크 역시 유동성 위기에 덴마크 정부로부터 금융지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 해운산업에 정부가 어느 방면에서,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 관여해야 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궁금합니다.

 A6. 소 잃고 외양간도 부수지 않도록 글로벌 해상 물류망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금융논리와 시장논리만을 가지고 해운산업을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한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삼면이 바다인 한국에서 세계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인 해양통로를 외국선사에 의존한다고 하는 것은 국가의 성장과 안위를 담보하는 생명줄을 타인에게 맡기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분명 한진해운의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은 물어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구조조정의 본보기를 보인다는 관점에서 출발할 것이 아니라, 국가 산업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글로벌 해상물류망을 보호하고 지킨다는 입장에서 구조조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기선 컨테이너 해운기업의 가치는 잘 갖추어진 해상물류망과 충성도가 높은 고객의 관리가 핵심입니다. 때문에 화주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신속한 화물처리 지원과 선사의 글로벌 물류망 보호를 위해 글로벌얼라이언스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서비스 영업망이 보호될 수 있는 범위에서 채권단 및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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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단어 한진해운글로벌 금융위기정부 보조금 기업구조조정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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