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커머스, 배송 규모와 밀도, 범위의 경제를 넘어서야

작성자 : 김철민 비욘드엑스 대표 / LoTIS 2021.08.25 게시

그림1.

‘바로 주문’하면 ‘즉시 배송’하는 퀵커머스, 최근 유통가에 ‘시간을 판다’는 퀵커머스 속도경쟁이 일고 있다. 퀵커머스 시장은 효율적인 물류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플랫폼에 돌아갈 확률이 높다. 일정 수준의 사용자를 확보하면 수익성 확보에 큰 문제가 없었던 순수한 전자상거래와 달리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결된 새로운 세상의 비즈니스는 오프라인의 다양한 서비스 요구수준을 만족시켜야 한다. 오프라인의 역할, 상품의 이동과 거점 최적화, 즉 물류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최근 유통가가 ‘퀵커머스(큐커머스)’로 뜨겁다.

퀵커머스(Quick Commerce 또는 Q Commerce)는 말 그대로 주문즉시 상품을 바로 배송해주는 이커머스를 뜻한다. 현재 취급 품목은 생필품이나 식료품이 주 대상이다. 대표적인 서비스 모델로 ‘B마트’가 있다. 1시간내 배송을 약속하는가 싶더니 이제는 30분, 어떤 곳은 15분 이내 배송을 선언했다.

‘시간을 판다’는 퀵커머스 속도경쟁은 선도주자인 B마트를 따라잡겠다는 쿠팡마트에게 ‘단건배송’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게 했다. 수익모델 따위는 고려대상이 아닌 높은 배송비를 감내해서라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그러자 B마트도 쿠팡처럼 한 건 주문에 한 건 배송으로 응수를 뒀다. 향후 퀵커머스 시장에 살벌한 혈전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SSG닷컴과 롯데온 등 유통업계 전통 강자들은 오프라인 대형마트와 연계해 나갈 계획이다. GS는 GS25와 GS더프레시 등 동네편의점과 슈퍼망을 통해, 현대백화점은 현대자동차와 이동형 풀필먼트 센터로, 오아시스는 신선식품 매장과 이륜차 배달대행 배송망으로,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배송 속도전의 전열을 다듬고 있다.

로켓배송과 새벽배송도 이제는 느리다(?)며 ‘즉시배송’에 사활을 건 유통 플랫폼들의 속도경쟁은 흡사 불길에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보인다. 과연 이들은 성공할 수 있을까?

로켓배송→새벽배송→퀵커머스(즉시배송) ‘미친 속도전’

최초의 웹브라우저를 만들고 넷스케이프를 공동 창업했던 마크 앤드리슨은 오프라인 유통의 종말을 이야기했다. 오프라인 유통산업은 거대한 매장을 운영하는 고정비와 수요에 동기화되지 못한 채 쌓여 있는 재고를 고려할 때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기업들은 옴니채널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유통 채널과 상관없는 그야말로 궁극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옴니채널을 얘기할 때 중요한 것은 데이터 통합을 통한 온라인 채널과 오프라인 매장의 원활한 연결뿐만 아니라 재고의 통합관리 및 효율적 물류 프로세스에 기반한 끊임없는 상품의 흐름이 부각된다.

코로나 19 이후, 비대면 경제와 유통업 DT화의 거센 속도는 택배와 같은 표준 배송 모드에 더해 로켓배송처럼 당일배송이나 새벽배송, 1시간 내 배송 등 다양한 배송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하는 전에 없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나더니 온라인 전용 오프라인 매장(다크스토어)의 등장까지 이어졌다. 오늘의 주제인 퀵커머스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이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온라인 유통 혁신의 기저에는 결국 효율적 물류 프로세스가 핵심이 되고 있는데 이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세상 모든 것을 연결하겠다는 목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O2O 서비스에서도 물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단순히 오프라인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온라인으로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필요한 곳으로, 필요한 시간에 오프라인 서비스를 연결하는 것이 O2O 서비스와 온디맨드 비즈니스의 핵심 역량이다.

세탁물을 수거하여 세탁한 후 다시 배달하고, 전국 맛집 음식을 새벽에서 저녁까지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에 배달하며, 정기적으로 식품 및 식자재를 가정이나 식당으로 배달하는 다양한 O2O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러한 서비스는 단순한 택배 서비스를 넘어 서비스 인력에서 제품에 이르는 모든 것을 적절히 이동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유통과 물류의 경계가 사라지고, 모든 비즈니스가 ‘소비자 중심’이라는 하나의 목표 앞에 융합되어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퀵커머스도 마찬가지다. 퀵커머스의 급부상 또한 옴니채널 유통이나 각종 O2O 서비스처럼 결국 물류 서비스 역량 강화라는 공통분모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라스트마일, 또 다시 쩐의 전쟁

로켓배송과 새벽배송 초기에 건당 배송비가 1만 8,000원 이상일 때가 있었다. 익일배송이라는 표준 배송모드인 택배 시스템은 빠른 배송을 제공하기에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빠른 배송에 대한 수요가 늘자 서비스 차별화를 선언한 물류 사업자가 등장하고, 관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이전보다 배송단가가 수천 원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빠른 배송에 대한 수익성 부문은 플랫폼 사업자들의 고민이다.

전통적으로 라스트마일 배송 분야는 지역적으로 넓게 분포된 고객, 배송을 원하는 시간대의 다양성 등으로 인하여 효과적인 배송 서비스가 제한적인 분야이다. 라스트마일 물류 서비스를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한 택배 비즈니스 모델은 ‘허브 앤 스포크’ 방식과 ‘밀크런’ 방식을 적용하여 규모와 범위의 경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지만, 최근 요구되는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는 익일배송에서 당일배송, 1시간 배송과 같이 다양한 서비스 요구사항이 존재하여 기존 택배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환경에 놓였다.

인접 지역을 묶고 밀크런 방식으로 배송 경로를 최적화한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의 배송 요청 시간이 서로 크게 다르고 원하는 서비스 역시 달라 하나의 서비스 모델로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이다. 계획을 미리 세운 뒤 대규모 운송을 할 수 있는 퍼스트마일이나 미들마일과 달리 라스트마일 물류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빠른 배송 경쟁을 위해 모든 기업이 소비자를 중심으로 하는 완벽한 온디맨드 서비스 체계 구축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이를 현실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라스트마일 물류 전쟁은 어떤 결론으로 막을 내릴까?

승자의 기로에 또 물류

결론부터 말하면, 퀵커머스 시장의 승자는 효율적인 물류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플랫폼에 돌아가게 될 것이다. 일정 수준의 사용자를 확보하면 수익성 확보에 큰 문제가 없었던 순수한 전자상거래와 달리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된 새로운 세상의 비즈니스는 오프라인의 다양한 서비스 요구수준을 만족시켜야 한다. 오프라인의 역할, 상품의 이동과 거점 최적화, 즉 물류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여기서 아마존과 쿠팡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아마존은 여전히 배송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 그런데도 아마존과 쿠팡은 계속해서 물류에 투자하는 이유는 그야말로 라스트마일을 잡는 자가 게임을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과 쿠팡은 물류비에 투자하지만, 아마존 프라임과 쿠팡와우멤버십을 이용하는 고객은 그 이상의 돈을 쓰고 있다. 신선식품 배달서비스인 아마존프레시와 쿠팡프레시, 일반인 배송모델인 아마존플렉스와 쿠팡플렉스처럼 아마존과 쿠팡은 다양한 서비스를 묶어서 생활형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과 쿠팡이 바라보는 온라인, 오프라인 연결의 핵심은 다양한 서비스를 경제적으로 제공하는 것, 즉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 밀도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다.

누구도 해답을 얻지 못했다

라스트마일 물류 정복은 누구도 해답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다양한 인프라를 서로 연결하여 통합하고 새롭게 개선하는 작업을 통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전통적인 유통업체나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이륜차 배송망과 연결하고, 도심내 풀필먼트 센터 거점을 마련하려는 이유일 것이다. 물론 여전히 강력한 인프라를 갖춘 CJ대한통운이나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보다 표준형 배송 서비스(익일배송)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가 표준형 배송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에서 10개의 제품을 구매할 경우 고객은 10개의 제품 각각에 대해 배송비를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공급망을 통합한 강력한 플랫폼이 있다면, 그 10개를 하나로 묶거나 몇 개씩 나눠 묶어 효율적인 배송 프로세스를 통해 배송 원가를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쿠팡이 실제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배송의 규모와 범위, 밀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래서…

배송 속도전은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나 라스트마일 배송 네트워크 구축 등 물류 분야에 대한 인프라 투자와 혁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 속에 물류 서비스에 대한 투자는 플랫폼 사업자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눈높이가 높아지고 대체 가능한 플랫폼이 등장하자 고객에게 물류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추가로 받는 것 역시 어려워지고 있다. 퀵커머스 전쟁이 알리는 시사점은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엔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며, 과거의 모델 역시 유효하지 않다는 점이다.

(별첨) #. 퀵커머스 시장 현황

국내 퀵커머스 시장을 키운 곳은 우아한형제들의 ‘B마트’이다.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B마트는 선별된 생필품과 일부 신선식품을 도심형 물류창고에 보관하고 즉시 배달한다. 현재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30여개의 도심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B마트의 매출은 약 1,450억 원이며, 주문 건수는 1,000만 건 수준이다. 출범 초기 300여 개에 그쳤던 취급 품목은 5,000종 이상 확대됐다. 주문 접수 후 인근에 있는 배달원을 찾아 배차를 진행하고 있어 배달 시간이 30분~1시간가량 걸려 '배송 시간 단축' 측면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쿠팡은 이달 초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를 통해 '쿠팡이츠 마트' 서비스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B마트처럼 도심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에 상품을 보관해 뒀다가 주문받는 즉시 전담 배달원이 배송하는 구조로 배달 시간을 15분 이내로 보장하고 있다. 쿠팡은 일본법인 CP재팬을 통해 지난 6월부터 도쿄 일부 지역에 자전거를 활용한 즉시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퀵커머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신선식품 온·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오아시스마켓은 물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와 손을 잡고 퀵커머스 종합서비스 기업 '브이'를 조인트벤처 형태로 설립했다. '브이'는 새벽배송 서비스와 실시간 퀵커머스를 결합한 B2C 플랫폼이다. 온·오프라인 물류 인프라와 상품 소싱 경쟁력을 기반으로 하는 유통 물류 운영능력을 내세우고 있다.

GS리테일은 '우리동네 딜리버리'를 통해 퀵커머스 시장에 진출했다. GS리테일은 전국 각지에 보유하고 있는 편의점을 이용해 퀵커머스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약 5,000여개의 물류거점(편의점)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요기요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는 등 퀵커머스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모습을 보인다.

롯데와 이마트 등은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배송 거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슈퍼마켓 특성상 도심 물류센터보다 신선식품 구색이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슈퍼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1시간 내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마트도 에브리데이를 앞세워 퀵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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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단어 퀵커머스 시장아마존 쿠팡온라인 오프라인 연결라스트마일 물류물류 서비스
자료출처 Quick Commerce - more than fast delive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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