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는 왜 타다를 인수했나? 화물운송핀테크의 미래

작성자 : 김철민 비욘드엑스 대표 2021.12.10 게시

금융핀테크기업 토스(toss)가 모빌리티 기업 타다(TADA)를 인수하고, 12조 원 택시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토스는 타다 인수에 대해 “사업모델이 굳어진 시장(택시)에 진출해 혁신적 서비스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핀테크 시장은 왜 택시(사람의 이동)만 관심을 가질까? 택시나 화물차나 똑같은 모빌리티 서비스영역인데 말이다.  국내 화물 운송시장 규모는 연간 매출액 기준 약 35조 원에 달한다. 개인용달 시장만 11조 원 규모이다. 화물운송 시장 종사자만 49만 5,000여 명으로 택시 25만 명보다 두 배가 더 많다. 지난해 7.5조 원 정도로 파악되는 음식배달이나 마트 배송 등 라스트마일을 수행하는 이륜차 배달시장과 종사자 수는 제외해도 말이다. 시장 크기만 비교하면 택시보다 화물 운송이 더 매력적이다.

COVID-19 이후,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이종산업과 기업 간 합종연횡의 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게 일고 있다. 네이버와 신세계, 그리고 CJ(대한통운)와의 협업, GS홈쇼핑과 리테일 간 자사합병, SK텔레콤과 아마존의 전략적 제휴 등 흥미진진한 사건과 뉴스가 많았다. 

이 모두가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한 라이프 플랫폼 비즈니스 열풍과 서비스 모델의 온라인화 기조의 이유일 것이다. 그러던 중 올해 가장 눈여겨볼 만한 M&A(인수합병) 사례가 등장했는데,  바로 토스(모바일 금융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의 타다(모빌리티 스타트업 VCNC) 인수 소식이다.
 
토스의 타다 인수는 ‘모바일 결제 시장이 전통적인 택시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요약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한 줄 설명으로는 양사의 전략적 선택과 미래 구도를 설명하는데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글에 앞서 토스와 타다의 관계에 대해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상대 업종을 소유·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금산분리를 적용하는 것은 논외로 하고자 한다. 금산법과 인터넷뱅킹의 예외나 복잡한 사항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다.

필자는 모빌리티 사업을 하는 카카오의 카카오뱅크나 얼마 전 토스뱅크를 시작한 비바리퍼블리카가 모빌리티 사업을 시작한 것은 다르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디지털로 금융자본이 변화의 속도가 더딘 여객운수업을 어디까지 바꿀 수 있을지? 또 결제 플랫폼을 활용한 데이터 축적과 활용이 바꾸는 운송시장의 디지털 전환이 소비자나 서비스 공급자 양측에 어떤 나은 경험과 환경을 선사할 것인가 더 궁금하다. 

운송업에는 두 가지 개념이 있다. 사람의 이동을 돕는 여객과 상품을 실어 나르는 화물 운송이 공존한다. 토스 발(發) 여객운송 혁신, 한발 앞서 시작된 카카오와 티맵의 모빌리티 혁신은 화물운송 시장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을까? 디지털을 만나 혁신의 수술대에 올라선 여객 시장과 아직 응급실에 도착하지도 못한 화물운송 시장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 토스와 타다: 금융과 모빌리티
“국내 택시시장 규모는 연간 매출액 기준 약 12조 원에 달하고 이중 절반 가량이 호출 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토스의 결제사업 등 여러 금융서비스와 시너지가 기대된다.” - 이승건 토스 대표

토스는 타다 인수에 대한 공식 입장에서 ▲결제 등 금융 비즈니스의 외연 확장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자와 산업 종사자의 선택 폭 확대 ▲시장의 건전한 성장과 혁신을 꼽았다.

많은 전문가는 금융시장의 모빌리티 진출은 어느 정도 예상된 시나리오로 보는 분위기다. 세계적인 핀테크 기업들이 모빌리티와 적극적으로 결합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근거가 된다. 최근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 금융회사와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게 글로벌 트렌드이기도 하다.

그래서 토스가 한국판 ‘그랩(Grab)’을 노린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그랩은 어떤 회사인가? 동남아 모빌리티 시장의 최대 사업자인 그랩은 2018년 그랩 파이낸셜을 설립하며 금융업에 진출했고, 결제·쇼핑·예약·보험 등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 12조 원 vs. 35조 원: 시장 규모
토스는 타다 인수로 12조 원 택시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 대표도 앞서 타다 인수에 대해 “사업모델이 굳어진 시장(택시)에 진출해 혁신적 서비스를 제시하는 것, 그게 토스가 창업 후 지속해서 해온 일. 이번 인수 역시 같은 맥락이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여기서 질문이 생긴다. 핀테크 시장은 왜 택시만 관심을 가질까? 택시나 화물차나 똑같은 모빌리티 서비스영역인데 말이다. 국내 화물 운송시장 규모는 연간 매출액 기준 약 35조 원에 달한다. 개인 용달 시장만 11조 원 규모인데 말이다. 화물 운송 시장 종사자만 49만 5,000여 명으로 택시 25만 명보다 두 배가 더 많다. 지난해 7.5조 원 정도로 파악되는 음식배달이나 마트 배송 등 라스트마일을 수행하는 이륜차 배달시장과 종사자 수는 제외해도 말이다. 시장 크기만 비교하면 국내 택시보다 화물 운송이 더 매력적이다. 
● 대칭 vs. 비대칭: 정보와 서비스
모빌리티 기업이 택시 시장을 혁신하려는 가장 큰 이유로 ‘정보의 비대칭 해결’과 ‘현 서비스의 개선’을 꼽는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시간대별, 장소별, 그리고 특수 상황에 따라 승객의 이동과 택시의 운행을 잘 연결해 서로의 편익과 수익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그래서 모빌리티 사업자는 중개나 호출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승객과 택시 양쪽으로부터 얼마의 사용료와 결제·예약 등 부가적인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게 목표이다. 플랫폼 서비스의 기본 개념이 그러하다는 것이지, 최근 다양한 산업에서 심판과 선수 역할을 겸하며 시장을 확장하는 소위 플랫폼의 두 얼굴을 옹호하고자 하는 취지가 아님을 밝힌다. 

택시처럼 화물 운송시장도 정보의 비대칭 해결과 서비스 개선이 절실하다. 그런데 모빌리티와 묶인 핀테크는 사람과 화물의 이동 중 여객에 먼저 집중하고 있을까? 정말 이상한 게 자율주행 차량이나 UAM(Urban Air Mobility) 등 모빌리티 최첨단 기술에 대한 상용화는 사람보다 화물에 무게를 두고 시행하면서 말이다.

물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사람보다 화물을 먼저 테스트하는 것은 사고의 위험이나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또 사람은 불안감에 저항하나 화물은 그 어떤 불만을 말하지 않는다.
● 개인 vs. 법인: 결제 주체와 기간
교통비와 화물 운임 지급 주체와 회수의 구조는 어떨까? 
운송료 지급은 택시보다 화물 운송 쪽이 더 복잡하다. 택시는 개인과 법인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요금 지급에 승객과 택시 사업자, 여기에 중개(호출) 플랫폼 정도가 관여하는 반면 화물 운송은 화주와 차주 사이에 ‘대형 물류사 〉주선사 〉화물콜(정보망) 〉운송사’ 등 서비스 유형에 따라 단계별 경우의 수가 많다. 그만큼 화물 운송 운임이 차주에게 돌아가는 기간도 느리다. 최근에는 운임 지급 시간을 단축하는 금융프로그램이 등장했지만 빠른 송금 대신 높아진 수수료가 문제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서 화물정보망을 통해 10만 원짜리 화물을 운송했다면 운임 입금까지 화물차주는 보통 2~3주 정도 걸린다. 이때 당일 운임을 받고 싶으면 카드사나 물류 핀테크 기업(이라고 말하고 대부업체라 쓰고)에 7,000원에서 1만 원 정도의 높은 수수료(이자)를 낸다. 할부, 기름 값 등 차량 유지비로 현금 유동성이 필요한 화물차주 처지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지가 되는 것이다.
● 직거래 vs. 다단계: 배차와 리베이트 
화물차는 택시보다 고객과 만나는 배차의 단계가 복잡하다. 택시는 승객이 직접 거리에 나서거나 호출 앱을 통해 찾으면 근거리에 있는 차량이 오지만, 화물차의 배차는 크기, 가격, 위치 등 조건이 복잡해 즉각 배차가 어렵다. 여기에 앞서 설명한 화주, 대형 물류사, 운송 주선사, 중개사(플랫폼), 소형운송사 A, B, C로 이어지는 수많은 단계의 과정을 또 거쳐야 한다. 이것을 ‘다단계 구조’라 부르는데, 정부는 차량배차 때 세 번 이상의 단계를 거치는 것을 다단계 주선행위로 정의하고 이를 금지하고 있다. 이때 화물 콜이나 중개 망으로 불리는 플랫폼을 거치는 경우에 다단계 주선행위에 대한 셈법은 고무줄처럼 바뀐다는 게 문제다.

다단계 운송이 문제인 것은 단계마다 과도한 수수료가 붙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것 떼고 저것 떼면 기름 값도 남지 않는다는 화물차주의 원성이 끊이 질 않는 이유이다. 이는 모두 '화물정보의 비대칭'이 만들어 놓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어디에 어떤 화물이 있는지도 모르고, 우여곡절 끝에 누가 어떤 화물을 갖고 있는 걸 알더라도 개인의 화물차주가 기업을 대상으로 물량을 영업하고 따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화물정보는 돈이 된다. 대형 제조사의 자제, 이종사촌, 사돈에 팔촌까지 운송(물류)회사를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 이들은 실제 운송을 하지 않지만, 이 화물정보를 갖고 제2, 제3의 운송사에 넘기면서 1년 365일 24시간 내내 부를 축적한다. 다단계 근절로 수익이 예전만 못하다고 하지만 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 불합리 vs. 불공정: 지입사기
택시보다 화물차 시장은 불합리, 불공정 논란이 끊이 질 않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화물차 지입 사기가 있다. 지입 사기란 화주의 대형 물량을 미끼(허위물량)로 화물차주를 모으는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다.

이들은 1톤부터 12톤 윙바디까지 다양한 화물차의 구매부터 할부, 대출을 엮어 값비싼 상용차 구매를 유도한다. 사기 방식이 모두 그렇듯 한두 달은 운송 물량을 대주다 그 횟수를 점점 줄인다. 더 심각한 것은 차량을 뽑자마자 물량을 공급하지 않고 사라지는 사례도 많다는 것이다. 애초에 지입 사기단은 대기업 물량을 확보하지도 공급할 능력도 없는 것이다.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지입 사기는 더 성행한다. 특별한 기술 없이 면허증만 있으면 운송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렵게 목돈을 모아 화물차 한 대를 사서 어찌어찌 살아보겠다는 서민들이 운송시장에 많이 몰린다. 그러나 서민들의 꿈은 교묘하게 설계된 악랄한 사기 수법에 무릎이 꿇린다.

과거 몇몇 지입 사기단의 실체가 드러나 법의 심판을 받는 사례를 수없이 지켜봤지만, 그 형량은 정말 보잘것없다. 그러니 이들은 또 운송사 이름을 바꾸고, 바지사장을 내세워 또 다른 사기행각을 벌인다. 벌금이나 집행유예가 더 남는 장사가 되기 때문이다. ‘도로 위 무법천지’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 해외 vs. 국내: 결제·예약·리스·보험 등 사업 확장성
토스가 타다를 인수한 롤모델로 꼽은 동남아시아 모빌리티의 맹주 ‘그랩’은 올해 말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그랩은 중국 디디추싱 등에서 100억 달러에 가까운 투자를 유치했고 5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확보한 데카콘(Decacon, 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화물운송 시장 분야에서 아직 그랩과 같은 데카콘을 찾기가 어렵다. 플렉스포트(Flexport)나 프레이토스(Freightos), 플릿(Fleet) 정도가 유망한 스타트업인데, 이들의 공통점은 디지털 기술로 화물 운송 중개와 매칭, 운임 비교 견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중 플렉스포트의 기업 가치는 33억 달러(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10억 달러 투자 유치)로 화물 운송 플랫폼 중에는 최고 몸값을 기록 중이다. 

국내는 카카오 모빌리티와 SK티맵모빌리티가 디지털 화물 운송 중개 플랫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 초 카카오는 T앱에서 퀵과 택배를 부를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고, 화물주선 행위를 위한 관련 면허를 취득했다. 이 회사가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직접 화물 운송을 제공하기 위해 화물운송사를 인수할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것은 없다. 티맵모빌리티도 카카오와 유사한 형태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다. 

모빌리티와 핀테크가 화물운송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택시 등 여객과 여행 시장의 불합리한, 또 불필요한 의사결정을 바꾸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용자 관점에서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또 화물운송 시장은 결제, 예약, 리스, 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연결되는 확정성이 높은 서비스 분야이다.

모빌리티와 묶인 핀테크, 카카오와 티맵, 그리고 밸류링크유, 트레드링스, 쉽다 같은 국내 몇 안 되는 디지털 운송 스타트업의 출현은 복마전으로 시달리는 화물 운송시장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다소 앞선 걱정이지만 혁신의 이름으로 괴물을 잡으려다 괴물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모빌리티 타다를 인수한 핀테크 토스를 바라보다 혁신의 바람이 더디게 부는 국내 화물운송 시장에 대한 갈증을 토로한 게 오히려 이 시장을 외면해야 하는 것처럼 묘사한 것 같아 후회가 된다. 모빌리티와 핀테크에 질문을 하고 싶다. 화물운송 시장은 모빌리티와 핀테크 기술을 만날 수 있을까? 그게 언제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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