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2022년 새롭게 쏘아올릴 물류로켓은?

작성자 : 김철민 비욘드엑스 대표 2022.02.17 게시

쿠팡은 국내 물류시장의 이슈 메이커입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2022년 쿠팡이 쏘아올릴 차세대 로켓(배송)에 대한 전망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동 내용은 쿠팡 CTO 투안팸(Thuan Pham)이 자사가 주최한 개발자 컨퍼런스 Reveal 2021에서 발표한 ‘쿠팡의 사업 청사진과 기술 조직의 목표’를 기반으로 작성했음을 미리 알립니다.

●쿠팡의 CTO 투안 팸
투안 팸 CTO는 쿠팡에 합류하기 이전 2013년부터 2020년 5월까지 모빌리티 기업 우버(Uber) CTO로 활동했습니다. 쿠팡에 합류한 것은 2020년 9월입니다. 그런데 투안 팸은 왜 잘 나가는 모빌리티 기업을 뒤로 하고, 한국에서 활동 중인 쿠팡에 입사했을까요? 
투안 팸은 쿠팡에 합류한 이유로 ‘물류’를 꼽았습니다. 우버를 퇴사한 이후 그의 친구가 쿠팡을 소개했는데 ‘새벽배송’, ‘프레시백(재사용 포장재)’, ‘불편함 없는 반품’ 등을 보면서 쿠팡이 고객경험에 집중하는 회사라는 것이 흥미로워 합류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투안 팸은 쿠팡 합류 이후 서울에 와서 ‘마법 같은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 또한 ‘물류’에 있었다고 합니다. 쿠팡은 엔드투엔드 모델을 갖추고, 고객 주문의 99%를 단 하루만에 배송하는 것이 경이롭다고까지 말합니다. 투안 팸은 쿠팡처럼 지표를 만들어내는 이커머스 회사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었다고 하더군요.
투안 팸은 쿠팡이 고객 경험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이유로 ‘수직계열화된 공급망’을 꼽습니다. 쿠팡은 고객에게 상품을 전달하기 위한 모든 운영과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다는 것이죠.
아마존을 철저하게 따라하면서 한국에서 현지화 모델로 성장한 쿠팡은 2021년 기준 매출 2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한국의 이커머스 평균 거래액 성장세 대비 3배 가까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버티컬 커머스가 아닌 이상에야 요즘 이런 성장세를 보이는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은 네이버 정도를 제외하면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2021년 쿠팡 물류는 무엇을 이뤘나?
투안 팸 CTO는 2021년을 ‘정말 어려운 한 해’였다고 회고합니다. 그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입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비대면 소비를 하며 쿠팡의 주문량이 폭발했죠. 하지만 그렇게 폭발한 고객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물류 처리능력, 쿠팡의 처리능력(Capacity)는 역으로 떨어졌습니다. 왜일까요?
투안 팸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쿠팡은 물류센터에 거리두기 환경을 조성해야 했습니다. 혹여 물류센터 안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해당 물류센터의 운영은 멈췄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은 모두 쿠팡의 물류 생산성에 악영향을 끼치기 마련입니다. 쿠팡이 완전 자동화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기에, 물류센터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100% 통제할 방법은 마땅치 않습니다. 운영의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요인이 됩니다.
투안 팸 CTO는 위기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돌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합니다. 쿠팡은 코로나19가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사업 ‘쿠팡이츠’를 론칭했고,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를 전국으로 확대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물류센터의 셧다운은 분명한 어려움이었지만, 이런 상황에서 셧다운시 인력 재배치를 30분만에 해내는 기술과 운영 방법론을 도입했다고 합니다. 긴급 상황에서 ‘대체 공급망’을 수배하는 운영의 묘가 필요한 영역이고, 사실 이건 긴급상황에 바로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준비가 필요합니다.
●2022년 쿠팡의 비즈니스 키워드  
쿠팡 물류의 향후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은 결국 투안 팸 CTO의 생각일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그는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 음식배달 플랫폼 ‘쿠팡이츠’, 다크스토어 기반의 즉시배달 서비스 ‘퀵커머스’에서 더 큰 확장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투안 팸은 2022년 쿠팡이츠에 더욱 많은 기술을 투자하여 한국 고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배달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퀵커머스에서는 수만가지 상품 품목을 저렴한 가격으로 10분 내에 배송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현재 쿠팡은 대만 3개 지역, 일본 2개 지역, 그리고 한국 서울 일부 지역에서 퀵커머스를 운영하고 있죠. 쿠팡의 글로벌 진출의 전초전은 ‘퀵커머스’에서 펼쳐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쿠팡 기술 조직의 2022년 목표도 발표됐습니다. 쿠팡 기술 조직은 2022년에도 쿠팡의 성장을 더욱 확장하고, 운영 효율을 끌어올리는 개선 작업에 매진한다고 합니다. 알고리즘을 개선하여 물류센터 운영과 재고 관리를 효율화 할 계획입니다. 쿠팡 배송 차량의 적재 균형(Load Balancing)과 이동 경로를 최적화 이야기도 꺼냈습니다.  
투안 팸의 발언 중 유의미한 내용이 하나 있는데요. 3자 판매자를 마켓플레이스에 유입시켜 더 많은 상품 선택권(Selection)을 고객에게 주겠다는 것입니다. 더 많은 상품 선택권을, 더 많은 고객에게, 동일한 서비스 경험으로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이는 결국 2022년 쿠팡이 3자 판매자 대상의 풀필먼트 비즈니스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존 쿠팡 마켓플레이스의 경우 3자 판매자가 알아서 물류 처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의 배송 경험이 들쭉날쭉(균일하지 못한) 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예상됩니다.
예컨대 같은 쿠팡에서 상품을 구매하더라도 쿠팡이 직매입한 로켓배송 상품은 4시간만에 배송이 되는데, 3자 판매자가 배송하는 상품은 15일이 지나도 안 오고 언제 올지도 모르는 이상한 경험이 여기서 발생합니다. 이런 상황은 투안 팸이 언급한 ‘더 많은 고객에게, 동일한 서비스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것입니다. 
풀필먼트는 ‘3자 판매자’의 물류를 쿠팡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법론입니다. 쿠팡의 물류 인프라와 시스템을 3자 판매자에게 빌려주는 방식이 될것입니다. 현재 쿠팡은 ‘제트배송’이라는 이름으로 풀필먼트 비즈니스를 2020년부터 론칭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사실상 고객 관점에서 ‘로켓배송’이나 ‘제트배송’은 차이가 없습니다. 둘 다 쿠팡 인프라와 시스템을 통한 빠른 물류 서비스입니다. 
다만 달라진 것은 ‘비용’을 부담하는 주체입니다. 종전 쿠팡의 책임으로 귀속됐던 안 팔리고 남는 재고에 대한 책임이 3자 판매자에게 전가됩니다. 쿠팡에게는 ‘비용’으로 다가왔던 물류가 3자 판매자에게 일종의 ‘물류비’를 받는 수익모델로 전환됩니다. 쿠팡식 풀필먼트 비즈니스의 핵심은 기존 쿠팡이 부담하던 ‘비용의 외주화’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객 관점에서는 더 많은 빠른 배송 상품 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는 방법론인 것이죠.
●해외소싱의 쿠팡, 그리고 크로스보더 풀필먼트
투안 팸 CTO가 발표하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로 ‘크로스보더 풀필먼트’가 있습니다. 쿠팡에서 판매하는 80% 이상은 중국 등 전 세계 상품 소싱을 통해 이뤄집니다. 그래서 쿠팡의 성장에 있어 중요한 물류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크로스보더 풀필먼트가 꼽히는 이유입니다
쿠팡은 이미 중국뿐만 아닌 전 세계에 상품 소싱을 위한 네트워크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쿠팡 마켓플레이스를 통해서 전 세계 판매자들이 한국에 입점하여 상품을 판지도 오래 됐고요. ‘로켓직구’라고 불리는 쿠팡이 직접 현지 창고에 재고를 보관하여 속도를 만드는 비즈니스도 운영한지 꽤 오랜 시간(2017년 오픈)이 지났습니다. 비교적 최근인 2021년 3월 쿠팡은 ‘중국 로켓직구’ 서비스를 확장하기도 했습니다. 
쿠팡의 소싱망이 자연스럽게 쿠팡이 글로벌로 펼쳐놓는 ‘판매망’까지 연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쿠팡이 전 세계에서 소싱한 상품을 ‘한국’에서만 판매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쿠팡은 최근 ‘퀵커머스’ 형태로 일본과 대만에 진출하여 사업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있고, 당연히 한국이 아닌 글로벌 마켓에서도 쿠팡의 소싱망은 활용 가능합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 있어 필요한 것이 있다면 현지 소비문화가 다르니 현지의 소비자들이 어떤 상품을 선호하는지 파악하는 것이겠죠. 이는 쿠팡이 지금껏 잘 해왔던 ‘데이터’ 기반 최적화로 해낼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글로벌 생산지와 소비지를 연결하는 네트워크가 필요해짐에 따라 쿠팡의 물류 또한 종전보다 훨씬 더 넓은 범위를 다루는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쿠팡은 글로벌 공급망관리를 맡을 인력을 열심히 채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에는 CGF(Coupang Global Fulfillment), CGS(Coupang Global Services)라는 이름의 상표권을 출원했습니다.
이는 쿠팡의 ‘크로스보더 풀필먼트’ 사업 개시를 예고하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쿠팡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아마존은 현지 물류창고, 트럭뿐만 아니라 항공기, 선박 등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까지 확보하며 공급망을 최적화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을 무섭게 따라가는 기업 쿠팡도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

그림1. 쿠팡 인천 풀필먼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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