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결제(페이) 그리고 배송? 키워드로 읽는 당근마켓 비즈니스 모델

작성자 : 김철민 비욘드엑스 대표 2022.03.11 게시

당근마켓이 자사 간편결제 ‘당근페이’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합니다. 당근페이는 당근마켓의 자회사인 당근페이가 개발한 간편송금∙결제 서비스인데요. 지난해 11월 제주지역을 시작으로 3개월간 시범 서비스를 거쳤는데, 그 이용률은 전체 중고 거래 중 10% 정도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당근페이는 크게 ‘송금’과 ‘결제’ 두 가지 기능이 있는데요. 당근페이를 이용하면 별도의 은행, 송금 앱을 사용할 필요 없이, 당근 채팅 한 곳에서 실시간으로 송금할 수 있습니다. 송금 수수료는 무료고, 은행 계좌와 연동해 당근페이 지갑에 최대 50만원까지 충전 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당근마켓은 페이 이외에도 커머스(쇼핑) 사업을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이 경우, 당근마켓이 자사의 비즈니스(지역기반 중고거래)에 적합한 배송 모델도 곧 갖추지 않겠냐는 전망이 설득력을 갖게됩니다. 오늘은 ‘페이’, ‘커머스’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당근마켓 ‘배송’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쇼핑, 커머스, 프레시, 스토어 등 상표권 출원
‘당근쇼핑’, ‘당근커머스’, ‘당근프레시’, ‘당근스토어’ 등 당근마켓이 지난해부터 커머스 관련 상표권을 출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 송파구와 관악구, 그리고 강원도 원주시(일부 지역)에서 ‘커머스’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커머스 사업의 공식적인 서비스명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로컬 커머스’로 불려지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당근마켓에 ‘커머스’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닌데요. 지역상인들은 당근마켓에 커머스 기능이 있든 없든 알아서 그들의 가게와 상품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물론 당근마켓 자체에는 이커머스 기능은 없으니까, 외부 판매채널로 고객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배달의민족 상품링크를 달아놓는 식이죠.
당근마켓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을 모를 일 없겠죠. 그래서 당근마켓은 상품 결제와 구매, 배송까지 이어지는 이커머스 물류 전반을 설계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당근마켓 이용자들이 외부 판매채널로 이동해서 구매를 하는 불편함과 외부 채널 링크를 달아놓고 판매하는 번거로움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테니까요. 
●결제, 이커머스, 그 다음은 결국 배송?
당근마켓이 추구하는 커머스는 ‘비즈프로필’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비즈프로필은 지역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이 만들 수 있는 일종의 ‘사업자 계정’을 말합니다. 당근마켓은 로컬 커머스를 구현한 지역 사업자들의 비즈프로필에 상품을 올려서 판매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당근마켓은 ‘비즈프로필’이 특히 활성화된 지역을 골라서 커머스 사업 테스트를 시행한 바 있습니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현재 커머스에서 주로 판매되는 상품은 ‘장보기’ 입니다. 비즈프로필 특성상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겸하는 식료품점, 반찬가게, 밀키트 전문점들이 당근마켓 커머스에 입점한 셈입니다. 당근마켓 커머스와 쿠팡, 네이버, 쓱닷컴 등 여타 커머스 플랫폼의 차이가 있다면 ‘지역’에 있습니다. 지역 상점과 지역 소비자를 연결하는 것이죠.
비즈프로필에 상품을 올린 사업자들은 판매가격과 최소주문금액, 배송비 등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커머스라면 당연히 수반되는 배송 또한 알아서 합니다. 예컨대 상품을 결제한 고객이 매장까지 방문하여 상품을 픽업할 수도 있고, 외부 배달대행업체에 맡기거나, 사장님이 직접 자가용으로 배달을 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로선 당근마켓은 배송에 대해 일체 개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비즈프로필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은 고객의 요구에 따라 매장 픽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래야 더 많은 고객의 주문을 유치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 예측해보는 당근배송 시나리오 
당근마켓의 현 상황을 보면 ‘배달의민족’의 초기 형태와 비슷합니다. 배달의민족 또한 초기 음식점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만 제공했습니다. 고객에게 주문이 들어오면 배달사원(아르바이트)을 고용하든, 배달대행업체를 쓰든, 사장님이 직접 배달을 나가든 알아서 결정했죠. 그러다가 2015년에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배달대행업체 두바퀴콜(현 배민라이더스)을 인수하면서 중개 플랫폼에 물류 서비스를 추가하는 형태로 바뀝니다. 
당근마켓은 부인하지만, 2021년 4월 서울 송파구에서 배송 서비스 모델 테스트를 시작한 바 있습니다. 비대면 중고거래시 이용할 수 있는 배송 서비스로, 지역주민을 배송인으로 활용한 ‘일반인 배송’ 방식입니다. 
당근마켓이 향후 충분한 배송 네트워크나 거래 규모를 갖춘다면 커머스와 연계된 배송망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큽니다. 직접 물류가 아니더라도 당일이나 빠른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운송업체나 퀵서비스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를 연결하는 것이죠. 이미 당근마켓은 지역 용달차주의 운송 서비스를 중고거래시 추천하고 있습니다. 
●결국 커머스 규모와 네트워크
당근마켓은 이미 ‘판매자’와 ‘소비자’의 네트워크를 상당 규모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비즈프로필’에 가입한 동네가게는 지난해 12월 기준 40만개에 달합니다. 이 숫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숫자 47만명과 비교되는데, 눈여겨볼 대목은 당근마켓은 수년이 걸린 네이버보다 훨씬 빠른 11개월만에 판매자를 모았다는 것입니다. 
당근마켓에 소비자 네트워크는 또 어떨까요. 당근마켓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비즈프로필 이용 횟수는 총 2억건, 이용자수는 1,300만명입니다. 이 중 600만명은 한 달에 평균 1번 이상 비즈프로필을 통해 34만 건의 동네가게 소식을 살피고 있다고 합니다. 이용자수 1,300만명, 이는 쿠팡, 네이버 정도를 제외하면 세 번째 규모에 해당됩니다. 
당근마켓은 이미 지역 단위의 거래를 기반으로 전국적인 트래픽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역 상권과 주민을 연결하는 ‘비즈프로필’이 커머스로 확대된다면 결국 당근마켓의 배송 등 물류 진출은 예정된 수순이 아닐까요? 

그림1. 당근페이

당근마켓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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