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켓그로스, 국내 택배산업을 생존의 기로로 몰아넣다.
작성자 : 마종수 한국유통연수원 교수 2023.10.13 게시쿠팡 로켓그로스가 국내 택배산업에 미치는 영향력
쿠팡 로켓그로스, 국내 택배산업의 생존을 위협하다
2018년 쿠팡은 쿠팡 CLS라는 택배전문 자회사를 런칭한후 현재 CJ대한통운에 이어 국내 택배업계 2위 사업자로 급부상하며 본격적으로 택배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쿠팡이 택배시장에 진출하는 핵심전략은 ‘판매자 로켓’이라고 불리는 ‘로켓그로스’ 서비스에 있습니다. 판매자의 상품을 직매입하여 자사의 비용으로 배송을 하는 로켓배송 방식과는 달리 로켓그로스 서비스는 셀러들의 상품을 직매입하지 않고 위탁형태로 보관하다가 고객주문이 접수되면 판매자를 대신하여 피킹과 패킹, 배송업무 전체를 일괄적으로 대행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수수료를 취하는 비즈니스모델입니다.

그림1. 쿠팡로켓그오픈마켓과 쿠팡 로스 프로세스 비교
쿠팡 홈페이지
로켓그로스는 쿠팡의 롤모델인 아마존의 FBA(Fulfillment By Amazon)와 동일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아마존은 현재 전체 배송 물량 중 60%이상의 상품을 3자물류 대행서비스인 FBA로 자체 배송을 수행하며 물류수익을 창출하고 이커머스 비즈니스를 장악해 왔습니다. 2022년 쿠팡의 연간 매출액은 27조원에 달합니다. 로켓배송의 물량만으로도 연간 13억건 이상으로 택배업게 2위와 3위기업인 롯데와 한진의 물량보다 많은 엄청난 물량입니다. 그러나 쿠팡이 택배업게에 진출하며 비장의 카드로 숨겨놓은 미래전략은 로켓배송이 아니라 바로 로켓그로스 서비스입니다. 쿠팡은 2014년 이후 오랜기간 직매입 로켓배송에만 집중하면서 제3자 물류인 풀필먼트 서비스의 확대가 늦어졌습니다. 2018년 ‘로켓제휴’라는 명칭으로 풀필먼트 서비스를 런칭한 후 2021년 제트배송에서 현재는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의미하는 ‘로켓그로스(판매자로켓)’로 풀필먼트 서비스의 명칭을 변경하고, 빠른 속도로 국내 택배시장을 잠식해가고 있습니다. 로켓그로스 서비스의 주요 공략대상은 쿠팡의 오픈마켓 플랫폼인 마켓플레이스 셀러들입니다. 쿠팡 마켓를레이스는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와 같이 셀러들이 직접 쿠팡에 상품을 등록하고, 배송은 CJ대한통운, 롯데, 한진과 같은 외부 택배기업이 대행하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즉, 셀러들의 상품을 직매입 후에 배송까지 직접하는 쿠팡 로켓배송과는 달리 쿠팡 마켓플레이스는 쿠팡이 상품관리나 배송관리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고 판매수수료 12% 안팎 만을 수취하는 온라인 장터와 같은 영역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동량으로 본다면 쿠팡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매출규모는 연간 20조에 육박하고 배송건수 기준으로는 10억건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동안 기존의 자체 배송을 진행하던 쿠팡 마켓플레이스 셀러들은 최근 자체배송보다 두배 이상인 배송 건당 평균 30%대 이상의 높은 수수료율을 지급해야 하는 쿠팡 로켓그로스 서비스로 빠르게 흡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쿠팡 로켓그로스 서비스는 기존의 판매수수료와 별개로 건당 2,500원 내외의 배송대행수수와 2,000원 내외의 입출고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며 상품의 보관역시 1CBM(1M*1M)당으로 보관기간에 따라 최소 1,000원에서 5,000원의 보관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구조로서 취급하는 상품에 따라 셀러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입니다. 쿠팡 로켓그로스의 고비용구조에도 불구하고 판매자들이 로켓그로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표면적으로는 풀필먼트 물류서비스 대행을 통한 편리함과 효율성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셀러들 입장에 실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쿠팡은 현재 월간활성고객수(MAU: Monthly Active Users)가 분기당 1,800만명 이상의 국내에서 가장 고객 트래픽이 많이 발생하는 온라인 플랫폼이고 수십만명의 셀러들이 생존을 건 치열한 판매 전쟁을 이어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쿠팡의 매출실적에 ‘마켓플레이스’ 개인셀러들의 매출액까지 포함하면, 쿠팡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품의 2022년도 총 거래액은 44조원을 넘어선 상황이며, 이 수치는 그동안 국내 최대의 이커머스 플랫폼이엇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거래액 42조를 넘어섰습니다. 국내 최대규모의 이커머스 쿠팡 셀러들이 쉽게 떠날 수 없는 절대적인 커머스 플랫폼이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가격경쟁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사업자가 우위를 차지하는 구조에서 탈피하여 '원하는 시간'에 '무료배송'을 해주는 판매자를 훨씬 더 선호하는 트렌드로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쿠팡의 로켓그로스 서비스를 통해서 새벽배송이나 익일,휴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사업자는 쿠팡에서 점점 고객의 선택을 받기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기도 합니다. 쿠팡 셀러들이 로켓그로스서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셀러들이 쿠팡에서 판매 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노출 빈도가 높아야 하는데 가격과 품질만 좋아도 판매량이 높았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로켓배송이나 ‘판매자로켓(로켓그로스)’뱃지가 달려있지 않은 상품들은 쿠팡의 알고리즘에 의하여 고객에게 노출되는 것 자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이 고객에게 최우선적으로 노출되는 알고리즘을 FBA(Fulfillment by Amazon) 유무에 맞춘 것처럼 쿠팡에서도 고객에게 가장 먼저 검색이 되고 노출되는 상품은 쿠팡이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로켓배송과 판매자로켓(로켓그로스) 상품으로 설정해 놓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셀러 자체배송 상품들은 아무리 가격경쟁력이 높아도 고객에게 노출되는 빈도가 현저히 낮아지기 때문에 쿠팡에서 상품을 판매하고자 하는 셀러들은 어쩔 수 없이 빠른 속도로 로켓그로스 서비스로 흡수될 수 밖에는 없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2022년 기준 쿠팡의 로켓그로스의 배송량은 쿠팡 전체 배송량의 4%대선이나 향후 이 수치는 아마존과 유사한 20%대 이상으로 급속도서 성장하리라 예상됩니다. 즉, 그동안 쿠팡에서 외부 택배사에 넘겨준 연간 10억건의 배송물량이 쿠팡 자체 배송으로 전환이 될 것을 예상되며 국내 2~3위 택배사업자인 롯데와 한진의 연간 택배 물량과 맞먹는 엄청난 규모의 물량이 기존 택배업계에서 증발해 버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점점 현실이 되어간다면 기존 택배업계에는 재앙수준의 타격이 예상되며, 이것이 쿠팡 로켓그로스가 현재 국내 택배시장의 태풍의 눈이 되고 있는 이유인 것입니다. 택배업계는 쿠팡의 이러한 움직임을 감지하고 쿠팡의 로켓그로스 형태의 풀필먼트서비스를 자체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CJ 대한통운은 네이버와 협업하여 네이버스마트스토어 셀러들의 상품을 위탁보관하며 익일배송과 휴일배송 서비스까지 확대하고 있으며 한진이나 롯데 등도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물류인프라에서 쿠팡이 투자한 7조이상의 금액은 현재가치로 15조에 육박하고 있으며 국내의 어떠한 택배사업자로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수준으로 실제로 이들 사업자의 풀필먼트 서비스나 역량은 쿠팡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고 있는 수준입니다. 거기에 더하여 쿠팡과 유사한 형태의 풀필먼트서비스를 제공하는 택배 기업들은 물류인프라 이외에도 수요예측, 재고관리, 배송관리 등 전반적인 상품관리 역량의 부재로 해당 서비스에서 지속적으로 큰 손실이 발생 중인 상황으로 쿠팡의 공격적인 택배시장 진출에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내 택배산업은 지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률이 한자리 수로 정체되는 상황에서 쿠팡의 마지막 카드는 로켓그로스 물량을 기존 로켓배송과 합적하여, 배송밀도를 극대화하고, 이를 통해 전체 배송비용을 혁신함은 물론, 택배 부문에서도 압도적인 1위 사업자가 되겠다는 야망을 공고히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국내 택배사업자의 사활이 로켓그로스의 성장여부에 달려 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며 택배업계에서 어제의 최대의 고객이었던 쿠팡이 오늘은 생존을 위협하는 최대의 경쟁자로 급변하고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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