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한 중국의 반격, 이중용도(Dual-use items) 품목인 갈륨과 게르마늄을 중심으로

작성자 : 이종태 한국원산지정보원 2024.12.23 게시

기본 개요

중국이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본격적인 보복 조치를 시작한 사례로, 갈륨(Gallium)과 게르마늄(Germanium) 등 민간·군수 이중용도 품목(Dual-use items)에 대한 대미 수출 금지를 시행한 것을 들 수 있다. 여기서 ‘이중용도’ 품목이란 민간 및 군사 용도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상품, 소프트웨어 및 기술을 의미한다. 이는 주로 민간산업용으로 제조, 개발되었지만 군사용으로도 전용될 수 있는 품목을 말한다. 그러므로, 이 조치는 2023년 12월 3일부터 발효되었으며, 다음과 같은 배경과 내용을 포함한다.

수출 금지 품목, 갈륨과 게르마늄 특징

이 두 원소는 전자, 반도체, 통신, 군사 장비 등 첨단 산업에서 필수적인 원자재로 사용된다.

갈륨은 LED, 반도체, 전력 변환기, 태양광 패널, 레이저 등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원소로, 특히 군사적 활용도가 높아 레이더 시스템, 위성통신 장비, 고출력 전자장치 제작에 사용된다. 중국은 세계 갈륨 공급의 95%를 차지하며, 주요 제련 및 가공 처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게르마늄은 적외선 광학, 태양광 패널, 야간투시경, 광섬유와 같은 고급 기술에 필수적이며, 군사 목적으로는 적외선 감지기 및 정찰 장비에 사용된다. 중국은 세계 게르마늄 공급의 67%를 생산 및 제련하고 있어, 두 원소 모두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볼수 있다.

그림1. 갈륨(왼쪽) 과 게르마늄(오른쪽)

인터넷자료 기반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

중국 상무부는 발표문을 통해 “국가 안보와 이익을 보호하고,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단행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은 수출통제법에 근거하여 이중용도 품목의 수출 통제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핵심 논점은, 국가 안보 보호 측면에서, 미국이 첨단 기술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고, 중국 반도체 산업을 억제하려는 움직임에 맞서 대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점이다. 특히 중국은 국제적 의무 준수인 핵확산 방지 조약(NPT)와 같은 국제 규범을 준수하는 명분을 내세워 수출 제한을 정당화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NPT에 서명하고 있는 딘 러스크 미국 국무장관의 모습과, 사진 맨 오른쪽에 있는 사람은 미국 대통령 린든 B. 존슨이다. 

그림2. 핵확산 방지 조약(NPT) 관련 사진

미국국무부

중국 수출 통제의 구체적 내용

중국은 갈륨과 게르마늄 등의 원자재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특히 군사적 용도나 미군 관련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수출은 전면 금지했다. 흑연의 경우 완전한 수출 금지는 아니지만, 최종 사용자와 용도에 대한 엄격한 검증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미국 기업들이 첨단 기술 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기 어렵게 만들려는 중국의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은 갈륨(세계 공급의 95%), 게르마늄(67%), 안티몬(48%), 흑연(77%) 등 핵심 원자재의 주요 생산국으로서 제련 및 가공 처리에서도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자원들은 첨단 기술 제품 및 군사 장비 제조에 필수적이며, 중국은 이를 기반으로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2023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핵심 광물 수출 통제를 발표하며 미국의 반도체 규제에 대응하고 있으며, 이는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림3. 중국의 주요 원자재 세계 공급율

무역신문

미-중 패권 경쟁의 맥락

이번에는 미국의 대중국에 대한 입장을 살펴보자.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및 첨단 산업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주요 조치로는 미국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의 중국 기업 대상 기술 및 장비 공급 제한, 화웨이 등 중국 주요 기술 기업에 대한 제재, 그리고 CHIPS Act와 같은 법안을 통한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들 수 있다.

이에 대응하여 중국은 갈륨과 게르마늄 등 첨단 기술에 필수적인 원자재를 활용해 미국의 제재에 반격하고 있다. 이러한 원자재들은 민간과 군사 용도로 모두 사용 가능하며, 첨단 산업과 군사 장비 제조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미국의 기술 및 국방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중국은 이러한 핵심 광물의 대미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며, 자원을 무기로 미국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4. 미-중 보호무역주의즘

한경 글로벌마켓

글로벌 통상환경에 대한 이들의 영향

중국의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제한은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 이 원소들의 대체 공급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특히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가의 반도체, 태양광, 전기차 등 첨단 기술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해 갈륨, 게르마늄, 흑연 등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갈륨 가격은 한 달 전보다 20% 가량 급등했고, 게르마늄 가격도 2-3개월 만에 4% 정도 상승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전기차, 반도체, 군사 장비 등 관련 제품의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대응하여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체 공급망 구축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중국이 갈륨과 게르마늄의 세계 공급량에서 각각 94%와 83%를 차지하고 있어, 단기간 내에 중국의 시장 점유율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림5. 중국의 독점 사용 현황(갈륨 게르마늄)

미 지질조사국

결론

중국의 갈륨, 게르마늄 등 이중용도 품목 수출 금지 조치는, 미중 간 첨단 기술 패권 경쟁에서 중국이 가진 자원 지배력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정리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첨단 기술 산업, 그리고 군사적 경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앞으로 미중 간 추가적인 무역 및 기술 규제가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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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단어 미중분쟁이중용도갈륨과 게르마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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