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은 왜 별도의 럭셔리 커머스 앱 ‘알럭스’를 론칭했나

플랫폼

쿠팡이 2024년 10월 럭셔리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 ‘알럭스(R.LUX)’를 출시했습니다. 알럭스는 럭셔리 뷰티 브랜드 상품을 직매입하여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입니다. 쿠팡과는 독립적인 앱으로 출시됐으며, 블랙&화이트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채택했지만요. 동시에 쿠팡 회원 정보 연동과 로켓와우 멤버십 혜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쿠팡 앱과의 연결성은 유지했습니다.

알럭스의 핵심 경쟁력은 2023년 쿠팡 플랫폼 내에 론칭했던 ‘로켓럭셔리’와 동일한 ‘로켓배송’입니다. 알럭스는 쿠팡이 자체 구축한 전국 물류센터 네트워크를 통해 100% 직매입한 브랜드 상품에 대한 ‘정품 보장’으로 가품 이슈를 해결하고요. 여기 쿠팡이 갖춘 물류 네트워크를 연결하여 고객 대상의 ‘빠른 배송’을 만들어냈습니다.

다만 독립 앱을 통해서 차별화를 한 이유도 분명했는데요. 앱 내 주요 변화는 ‘브랜드 스토어’ 강화로 요약 가능합니다. 알럭스에는 현재 SK-II와 르네휘테르를 비롯해 에스티로더, 설화수, 비오템, 더 후 등 26개 이상의 럭셔리 뷰티 브랜드가 입점했고요. 각 브랜드의 전용관은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꾸며졌으며, 향후 브랜드와 협력하여 콘셉트 영상, 화보 등 최신 뷰티 트렌드 정보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자사 브랜드 가치 유지를 위해 판매 채널을 신중히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쿠팡은 그간 주로 저관여 제품을 취급했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알럭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고관여 상품을 취급하고 럭셔리 브랜드들의 브랜드 가치 방어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됩니다.


‘파페치’와의 결합 가능성

알럭스는 아직 초기 단계로 입점 브랜드 및 카테고리 확장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합니다. 향후 얼마나 많은 럭셔리 브랜드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요. 여기서 쿠팡이 인수한 글로벌 럭셔리 플랫폼 ‘파페치’와의 전략적 협업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파페치는 약 1400개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19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에 알럭스의 럭셔리 뷰티 제품들을 파페치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판매함으로, 쿠팡은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고요. 반대로 파페치의 상품을 알럭스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럭셔리 패션, 잡화까지 카테고리 확장을 꾀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두 플랫폼의 크로스셀링이 가능하다는 건데요. 이를 통해 고객의 평균 구매액을 높이고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두 플랫폼의 고객 데이터를 통합하여 분석하여 럭셔리 소비자의 행동 패턴과 선호도를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화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제품 추천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고요.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할 상품 중심으로 파페치 입점 브랜드 대상으로 매입을 하여 알럭스와 동일한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이는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너지 효과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각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한 신중한 통합 전략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럭셔리 브랜드들의 이미지 관리 요구를 충족시키면서도 쿠팡의 강점인 효율적인 운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향후 앱 완성도 향상, 카테고리 확장뿐만 아니라 팝업스토어 등을 활용한 브랜드 관계 강화를 통해서 럭셔리 브랜드들의 알럭스 참여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에서 무신사, 올리브영 등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의 럭셔리 시장 진출 역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쿠팡의 경쟁력이 ‘빠른 배송’이라면, 이들은 브랜드와의 관계를 무기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는데요. 경쟁 환경에서 알럭스의 성공 여부는 럭셔리 브랜드들과의 협력과 고객 경험 개선, 그리고 쿠팡의 기존 강점인 물류 시스템과의 시너지 창출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