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CJ와 손잡고 싶은 진짜 이유 (ver. 물류)

작성자 : 비욘드엑스 대표 에디터 김철민 / LoTIS 2020.10.28 게시

-  투자 핵심은 ‘풀필먼트’… 네이버 쇼핑 분사하면 물류자회사 설립 가능성도 이륜차 배달대행 ‘생각대로’ 투자로 음식배달 등 ‘마이크로 배송’ 공격 태세



-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사업 협력을 위한 투자를 진행한다는 소식이 있었음

-  여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네이버가 자사주로 대금을 치르는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CJ대한통운 지분을 10~15% 이내로 취득할 것으로 내다봤음. 그러나 양사가 피를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섞을지는 정해진 바가 없음. 네이버와 CJ대한통운 양사도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인 단계로, 거래 방식과 사업 내용에 대해 말을 아꼈음. 확인된 사실이 있다면, 네이버가 CJ대한통운에 관심이 있다는 정도의 수준에서 양측 모두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임

쇼핑 생태계, 마지막 빨대는 ‘물류’

-  네이버가 물류에 꽂힌 이유는 무엇일까?

-  네이버의 CJ대한통운 지분 취득 목적은 ‘물류 역량 강화’로 분석됨. 이는 이커머스 후발주자인 네이버가 풀필먼트(Fulfillment) 사업으로 부가적인 매출 창출이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로 바꿔 말할 수 있음. 우선 네이버 쇼핑의 수익 모델을 살펴볼 필요가 있음

그림1. 네이버 쇼핑의 수익 모델

-  위 표를 살펴보면 네이버는 트래픽, 호스팅, 포인트 등 이커머스 사업 전 과정에서 수익 구조를 만들고 있음. 풀필먼트는 이커머스 마지막 단계의 매출이 됨

-  스마트스토어는 네이버의 호스팅 서비스로 구분됨. 이 때문에 네이버는 판매 수수료가 아닌 풀필먼트 모델로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음. 더욱이 공정위 제재로 오픈마켓 운영이 어려워진 네이버 입장에서는 쇼핑을 분사할 경우 물류는 새로운 돈 벌이가 된다는 게 정보기술(IT) 업계의 공통된 의견임

쿠팡 정조준, 방법은 다르게

-  그렇다면 네이버가 추구하는 물류 모델은 어떤 모습일까?

-  결론부터 말하면, 네이버는 쿠팡과 전혀 다른 물류사업 전략을 취할 공산이 큼. 풀필먼트라는 골인점은 같지만, 접근 방식에서는 네이버가 쿠팡처럼 자체 물류를 운영할 가능성은 작음. 네이버 입장에서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배송 차량이나 물류센터 등 시설에 투자할 리스크가 사라짐. 이에 대해 CJ대한통운과 제휴만으로도 네이버가 쿠팡의 물류를 견제할 수 있을 것이란 게 물류 업계의 분석임

-  네이버 쇼핑이 분사할 경우, 물류를 사업 부문이나 아예 자회사 형태로 운영할 수도 있음. 스마트스토어 입점 업체들의 물류 운영은 CJ대한통운이, 물류 계약의 주체는 네이버가 되는 형태임. 물류 운영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물류로 신규 매출을 발생할 수 있는 구조가 됨. 네이버가 CJ대한통운의 영업부장 역할을 자처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임

CJ대한통운의 득과 실

-  CJ대한통운이 네이버와 손잡으면 어떤 이득이 생길까?

-  우선 네이버 쇼핑에 입점한 36만여 개 고객사를 잠재적으로 확보하게 됨. 풀필먼트를 미래 먹거리로 내세운 CJ대한통운 곤지암 허브 운영에 숨통이 트이게 됨. 이곳에서 CJ대한통운은 LG생활건강, 애경, 라이온코리아, 생활공작소 등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 4곳의 풀필먼트를 수행 중임. CJ대한통운 곤지암 허브는 축구장 16개를 합친 규모와 맞먹음. 그만큼 CJ대한통운 입장에서는 곤지암 허브에 들어설 물량 유치가 급하다는 이야기임

-  반면 택배 시장 독과점이나 물량 밀어주기 등 투자사 내부 거래 이슈에 휘말릴 가능성도 높음. 한국통합물류협회 자료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택배 시장 점유율은 38% 정도로 알려졌음. 그러나 경동·협동택배 등 정기화물업체를 제외하면 CJ대한통운은 한진, 롯데, 로젠, 우체국과 비교해 전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

-  그 밖에도 CJ대한통운이 네이버와 연합전선을 구축하면 쿠팡은 한진과 관계를 공고히 하는 등 경쟁사 간 연대 가능성이 커짐. 이베이, 11번가, 신세계 쓱 등 여타 이커머스들도 CJ대한통운을 제외한 로젠, 우체국 등과 협력 모델을 강화할 수 있음. 롯데는 계열사 자체 물량과 물류 역량에 더 힘쓸 것으로 보임

타겟은 ‘풀필먼트와 마이크로 배송’

-  네이버의 CJ대한통운 지분 투자 소식에 가려진 의미 있는 뉴스가 하나 더 있음. 투자시장에 따르면 네이버가 이륜차 배송대행업체인 생각대로(인성데이터)에 투자를 마쳤다는 소식임. 정확한 투자 규모는 알려지진 않았지만, 네이버가 배달의민족(B마트)이나 쿠팡이츠처럼 음식배달, 마트배송 등 빠른 배송이 필요한 온디맨드 서비스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태세를 갖췄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대목임.

-  이에 앞서 네이버는 올해에만 풀필먼트 스타트업인 위킵, 두손컴퍼니, 신상마켓, FSS, 아워박스와 패션 플랫폼 브랜디가 운영하는 풀필먼트 사업에도 투자를 마무리한 상태임. 마이크로 풀필먼트와 마이크로 배송에 대한 투자, 그리고 CJ대한통운과의 사업 협력까지….

-  네이버(IT기업)의 물류 침공이 이제 막 시작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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