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조업 탐지, AI 융합으로 중국어선 잡는다

작성자 : 김도희 부산대학교 박사 2025.10.31 게시

AI 융합으로 진화하는 해양 감시체계: Dark Vessel과 불법조업 대응 전략

IUU 어업의 확산과 해양 안보에 대한 복합적 위협

 지속가능한 어업은 전 세계적인 식량 공급과 영양, 지역·국가의 경제 발전 및 사회적 복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불법·비보고·비규제(Illegal, Unreported, and Unregulated; IUU) 어업은 이러한 목표 달성에 심각한 장애로 작용한다. IUU 어업은 전 세계 어획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연안·도서국가에 연간 260억~500억 달러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국내 사례에서도 해양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우리나라에서 적발된 불법조업은 총 264건으로 모두 중국 국적 어선이 관련되었고, 단속 과정에서 81명이 구속되었으며 해경 16명이 부상을 입는 등 인명·안전 측면의 피해도 발생하였다.

그림1. 불법조업 외국어선 단속현황(2020-2024년)

저자작성

 IUU 어업은 단순한 경제적 손실을 넘어 국가 안보와 국경 관리에도 중대한 위협을 가한다. 특히 자동식별시스템(AIS)을 의도적으로 차단·비활성화한 이른바 ‘다크 선박(Dark Vessels)’은 불법 어획, 해양 생태계 교란뿐 아니라 유류·무기·마약 밀수, 인신매매 등 다양한 국제범죄의 은닉수단으로 악용되어 연안 국가의 식량안보와 치안 역량을 약화시킨다. 

 따라서 모든 선박의 해상 활동을 지속적·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는 체계적 대응은 IUU 억제와 수산자원 보전, 나아가 해상 안전·안보 확보를 위해 시급히 강화되어야 한다.

Dark Vessel 단속과 실시간 추적의 필요

가을 어기를 맞아 해양경찰청과 해양수산부는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서해 일대에서 ‘불법 외국어선 일제 특별단속’을 실시하였다. 이번 단속은 조업 재개 시점에 맞춰 강화된 해상 치안 확보와 불법 조업 근절을 목표로 진행되었으며, 경비함정과 항공기, 유관기관이 함께 참여해 해상과 공중을 연계한 합동 작전을 펼쳤다.

 해경은 강력한 단속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 수법 역시 점점 더 조직적이고 지능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단속 과정에서는 선원들이 조타실을 잠그고 흉기를 휘두르며 도주하거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야간을 틈타 서해 NLL 인근 해역으로 남하해 몰래 조업을 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특히 단속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이 경고 방송 후 나포를 시도하면, 불법 어선들이 북방한계선(NLL) 북쪽으로 도주하여 추적이 불가능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으로 인해 NLL 이북 해역으로의 추적은 현실적으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단속이 신속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과 10분 내에 선박이 사라져 버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사후 단속에 그치지 않고, 실시간 감시·추적을 통한 선제적 대응 체계의 구축이 절실하다. 위성 기반 감시 시스템, AIS 및 레이더 통합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기반 이상행동 탐지 기술 등을 결합한 과학적 단속 시스템이 마련되어야만 IUU 어업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해양 주권과 수산자원을 동시에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2. 해경이 나포한 중국어선(25.3월 옹진군 소청도 남서쪽해역)

인사이트, 박은서 기자(원 출처: 해양경찰청)

Dark Vessel 탐지 관련 기술 및 동향

 Dark Vessel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적 접근으로 데이터 융합, 인공지능 기반 탐지, 선박 신원 추적 기술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해양영역인식체계(Maritime Domain Awareness, MDA)의 고도화를 통해 단속 효율성을 높이고, 국제적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AIS는 상선과 대형어선이 송출하는 GPS 기반 위치/속력 정보를 통해 조업 활동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신호 조작 및 의도적으로 비활성화 시키는 Dark Vessel의 탐지에는 취약하다. 반면 정부 또는 지역수산관리기구가 관리하는 VMS는 보안성이 높지만 공개성이 제한된다. 최근에는 레이더, 인공위성, CCTV 등 다양한 센서가 보완적으로 활용되며, 특히 합성개구레이더(SAR)는 야간이나 악천후 조건에서도 선박을 탐지할 수 있어 Dark Vessel 감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 측면에서, AIS 및 위성/레이더 데이터를 결합한 다중센서 융합(Multi-sensor Fusion) 기법은 탐지 정확도를 높이는 동시에 허위 신호와의 구분을 가능하게 한다. 궤적 기반 이상 탐지(Trajectory-based Anomaly Detection)는 선박의 이동 패턴, 속력 변화, 경계선 접근 행태 등을 시계열 모델(LSTM, Transformer 등)로 분석하여 비정상 조업 여부를 판단한다. 또한, 환적(Transshipment) 네트워크 분석을 위한 그래프 신경망(GNN) 기반 접근은 어선, 냉동운반선, 급유선 간의 상호작용을 파악하고, 불법 환적이나 조직적 공모 관계를 규명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신원 연계(Identity Resolution) 기술은 선명·국기·소유자 변경 등 신원 변화를 퍼지 매칭 방식으로 추적하여 국기 도약(Flag Hopping) 행위를 식별한다. 이러한 신원 정보 분석은 어업 데이터의 시간적 스냅샷을 활용하여, 선박 재등록 및 소유권 변동의 원인과 결과를 시계열적으로 해석하는 연구로 확장되고 있다.

 최근에는 설명가능인공지능(XAI)을 적용하여 탐지 근거의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SHAP, 규칙 기반 모델, 반사실적 추론(Counterfactual Reasoning) 등을 통해 단속 및 법적 근거로 활용 가능한 설명 체계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정책정 신뢰성을 보완하는 핵심 기술로로 평가된다.

관련 연구: Jaeyoon Park et al. ,Tracking elusive and shifting identities of the global fishing fleet.Sci. Adv.9,eabp8200(2023).DOI:10.1126/sciadv.abp8200 

나아가야 할 방향: Dark Vessel 대응을 위한 지능형 해양 감시체계 구축

 앞선 논의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다크 선박(Dark Vessel)은 단순한 불법조업을 넘어, 해양 생태계 파괴와 자원 약탈, 나아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복합적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기존 단속체계가 감지하지 못하는 ‘해양의 블라인드 스팟(Blind Spot)’에서 이루어지며, 위성·AIS 신호의 의도적 차단, 신원 위조, 환적 네트워크를 통한 조직적 은폐 등으로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따라서 향후 대응은 단속의 효율성 향상에 그치지 않고, 감시·예측·대응이 하나로 통합된 지능형 해양 감시체계로 진화해야 한다.

1. 실시간 감시를 위한 다중센서 융합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 Dark Vessel의 은폐 행동을 탐지하기 위해서는 AIS, SAR(합성개구레이더), RF 신호, 광학 위성 영상, 야간광 데이터 등 이질적 정보를 통합 처리할 수 있는 다층 데이터 허브가 요구된다. 각 센서는 한계가 다르므로,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는 융합형 감시체계를 구축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국가 차원의 통합 플랫폼(MDA, Maritime Domain Awareness)의 데이터 표준화와 상시 운영이 필수적이라고 생각 된다.

2. AI 기반의 궤적 예측 및 조기경보 시스템 전환: 단순한 탐지 중심 감시에서 벗어나, 선박의 속력·항로·기상 조건·시간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위험 징후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궤적 복원 및 이상행동 탐지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신호가 단절된 구간에서도 조업 의도나 도주 경로를 추정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단속 자원의 효율적 배치와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진다.

3. 설명가능성과 법적 신뢰성 확보의 중요성: Dark Vessel 탐지는 외교적·사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내린 판단의 근거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SHAP, 규칙 기반 추론 등을 활용한 설명가능 인공지능(XAI)은 탐지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여, 단속 결과를 법적 증거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국제 협력 네트워크의 실질적 연계 요구: Dark Vessel은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특성상, 개별 국가의 감시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따라서 인접국 간 실시간 감시정보 공유, FAO·IMO·RFMO 등 국제기구 간 데이터 상호운용성 확보, 공동 단속 체계 수립이 필요하다. 특히 서해와 같은 해역에서는 한·중 간 협력 감시체계 구축과 정보 공유가 불법조업 방지의 핵심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생태계의 조성은 필수적이다. 스마트 해양감시 플래솜을 통해 연구와 현장 적용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기술이 실질적 단속과 정책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국 Dark Vessel 대응의 미래는 예측가능하고, 공유가능하고, 신뢰가능한 해양 거버넌스 구축에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실시간 데이터 융합, 인공지능 분석, 유관기관 및 국제적 협력이 하나의 생태계로 작동할 때, 우리는 보이지 않는 해양의 위협으로부터 국가 안보와 자원을 동시에 지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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