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온실가스 배출 변화 ('16~'23)] 글로벌 해운 배출의 역설, 효율 개선에도 총량은 왜 늘었나
작성자 : 박치병 한국해양대학교 기관시스템공학부 2026.05.31 게시2016~2023년, 해운분야는 더 효율적으로 움직였지만, 더 많이 움직인 만큼 배출 총량은 여전히 증가
해운은 이미 세계적 규모의 배출원이다
해운은 여전히 세계 교역을 떠받치는 가장 효율적인 운송수단으로 평가받지만, 기후 변수로 놓고 보면 더 이상 “비교적 덜 나쁜 산업”이라는 표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 ICCT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해운의 Tank to Wake(TtW) 기준(연료 사용시 발생) 온실가스 배출은 9억 1,100만 톤 CO2e100(100-year global warming potentials)에 달했다. 이를 하나의 국가로 환산하면 세계 9위권 배출원에 해당하는 수준이며, 전 세계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의 약 1.7%, 이산화탄소 배출의 약 2.3%를 차지한다. IMO가 2050년 전후 넷제로와 2030·2040 중간 감축 목표를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해운 탈탄소는 환경 부문의 부수 과제가 아니라, 산업의 존속 조건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 변수로 바뀌고 있다.
그림1. 화물 운송의 핵심인 해운분야
Wikimedia Commons
팬데믹 충격보다 더 강했던 것은 물동량의 회복력이다
배출 추이를 연도별로 보면 해운은 잠시 흔들렸을 뿐, 방향 자체는 꺾이지 않았다. 2016년부터 2023년까지 글로벌 해운의 CO2e100 배출은 약 12% 늘었고,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에만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이듬해 다시 반등했다. 배출의 대부분은 국제해운에서 발생했지만, 국내해운과 어업 부문도 더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컨테이너선, 벌크선, 유조선, 케미컬탱커, 액화가스 운반선, 일반화물선, 크루즈선 등 상위 7개 선종이 전체 배출의 거의 4분의 3을 차지했다. 결국 문제는 특정 선종 하나의 예외적 급증이 아니라, 세계 해상물동량 전반이 다시 팽창하는 구조적 흐름에 있다. 배출 감축 논의가 선대 일부의 기술 개선에 머물면 충분치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효율은 나아졌지만, 절대배출은 아직 줄지 않았다
ICCT의 보고서 “Greenhouse gas emissions and air pollution from global shipping, 2016?2023”이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효율 개선과 총량 감축은 다르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해운의 운송실적은 약 20% 증가했고, 선대 평균 탄소집약도는 2016년 6.8에서 2023년 6.1g CO2/dwt-nm(또는 GT-nm)로 약 10.3% 개선됐다. 수치만 보면 해운업계는 분명 더 효율적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물동량 증가 폭이 효율 개선 속도보다 컸기 때문에 배출 총량은 오히려 늘었다. 여기에 2020년 글로벌 황함유량 규제 이후 고유황중유(HFO)는 초저황연료유(VLSFO)로 대체됐지만, 스크러버를 장착한 선박이 늘면서 HFO 사용 비중도 다시 일부 회복됐다. 즉 지난 8년은 해운이 “아무 변화가 없었던 시기”가 아니라, 정책과 기술이 실제로 작동했음에도 절대배출을 꺾기엔 아직 역부족이었던 시기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다음 단계는 “더 효율적인 해운”이 아니라 “덜 배출하는 해운”이어야 한다
정리하면 2016~2023년의 해운은 더 나은 효율을 달성했지만, 그것만으로는 기후 목표에 도달할 수 없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속도 관리, 선형 개선, 운항 최적화, 규제 대응용 연료 전환은 분명 의미가 있었지만, 물동량 증가와 절대배출 확대를 상쇄할 만큼 강력하지는 않았다. 결국 앞으로의 정책은 효율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배출 총량 자체를 꺾는 방향으로 옮겨가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배출 총량을 줄이기 위한 LNG 확대, 메탄슬립, Black carbon, 그리고 해운 배출 규제가 해운 탈탄소 전략에 어떤 역설을 만들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본 사이트(LoTIS. www.lotis.or.kr)의 콘텐츠는 무단 복제, 전송, 배포 기타 저작권법에 위반되는 방법으로 사용할 경우 저작권법 제 136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 핵심단어 | |
| 자료출처 | |
| 첨부파일 |
| 집필진 | ||